열악한 근로 환경과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집배원. 그 집배원들이 자그마치 14년씩이나 바쁜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안양 우체국 소속 집배원들로 이루어진 '빨간 우체통'이 주로 하는 봉사활동은 양로원 어르신 목욕시키기, 장애인과 함께 여행하기, 마을에 꽃길 만들기 등 무척 다양하다. 회원들이 낸 회비로 운영한다.
여력이 된다면 휴일 날 노숙자 같은 소외 받은 사람들한테 무료급식도 하고 싶지만 아직 봉사 기금이 충분치 않아 그럴 수 없어 아쉽다는 게 임영선(48) 회장 말이다.
임 회장은 28일 오전 기자와 한 통화에서 "빨간 우체통은 집배원의 낸 회비로 운영된다. 아직 기금이 충분치 않아 무료급식 같은 것을 하지 못해, 아쉽다. 또 설날 같은 명절에는 우리가 너무 바빠 봉사활동을 못하는데, 그 점도 무척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봉사 활동을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양로원 목욕봉사'를 하면서 한 어르신의 눈물을 마주했을 때다.
"목욕을 시켜 드렸더니, 한 어르신이 펑펑 우셨다. 그 때 무척 당황했는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반대 침상을 쓰는 할아버지들은 아들, 손자, 손녀가 자주 찾아오는데, 그분의 자녀들은 최근 들어 거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임 회장은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찾아만 가서, 얘기만 하여 주어도 도움이 되고 기뻐하는 외로운 분들이 많다. 소외된 곳을 찾아가 친구가 되어주고 말벗이 되어 주면서 우리도 큰 기쁨을 얻는다. 이 기쁨 계속 누리고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