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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어지는 계절, 교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서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널리 알려진 장소 대신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곳을 찾는다면 단연 이곳을 추천한다.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이다.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수목원

서울 구로구 항동의 푸른수목원은 2013년 문을 연 서남권의 대표 공원이다. 항동저수지 일대를 보존해 수목원으로 꾸민 서울시 최초의 시립 수목원이다. 서울광장의 8배에 달하는 10만3354㎡의 땅에 17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심었다. 여기에 푸른뜨락, 한울터, 돌티나라 등 25개 테마로 정원을 조성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28일 찾아간 수목원 입구에는 식물과 정원에 관련된 책들은 물론 기증받은 책들이 비치되어 있는 작은 도서관과 테이크 아웃으로 판매하는 카페가 있다. 푸른 숲을 배경으로 책을 읽거나 차 한잔을 마시며 풍경을 유유자적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문을 통과하면 저수지가 나타난다. 수생 식물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거미줄처럼 목재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린 수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을 지나면 다양한 주제의 정원이 이어진다. 각기 다른 테마로 꾸며진 정원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푸른수목원 안에 있는 항동저수지
푸른수목원 안에 있는 항동저수지 ⓒ 채경민

 습지원에서 볼 수 있는 수련
습지원에서 볼 수 있는 수련 ⓒ 채경민

비교적 넓은 공간인데도 체력적인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다. 산책로 경사가 8% 이하로 완만하게 설계되어 있는 데다 턱도 없어 그야말로 '무장애' 산책로다.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차양막과 정자도 곳곳에 설치했다. 오밀조밀하게 연결된 산책로는 걷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동반하고 쉬엄쉬엄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수목원 산책로 대부분은 평지에 가까운 경사다
수목원 산책로 대부분은 평지에 가까운 경사다 ⓒ 채경민

푸른수목원은 식물 전시뿐 아니라 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매년 40여 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도시정원사 양성 과정을 운영한다. 이론과 현장 실습을 통해 생생한 정원 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교육을 수료하면 수목원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경험을 쌓아볼 수도 있다. 단기 교육 프로그램도 수시로 운영한다. 미니 정원 만들기, 원예부산물을 이용한 식물 공예 등이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다양한 테마의 정원과 연결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다양한 테마의 정원과 연결된다 ⓒ 채경민

 수목원 후문으로 가는 메타세콰이어길
수목원 후문으로 가는 메타세콰이어길 ⓒ 채경민

사색과 공감의 철길

푸른수목원 후문에 다다르면 울타리 넘어 '항동철길'과 만난다. 1959년 설치된 서울 오류동과 경기 부천 옥길동을 잇는 4.5km의 단선 철도다. 국내 최초의 비료 회사인 경기화학공업주식회사가 원료 운반을 위해 설치했는데 지금은 부정기적으로 군용 화물 열차가 오가고 있다.

 항동철길에 설치된 간이역 조형물
항동철길에 설치된 간이역 조형물 ⓒ 채경민

 철길 침목에서 만나는 좋은 글귀
철길 침목에서 만나는 좋은 글귀 ⓒ 채경민

간이역 조형물과 철로 옆으로 난 오솔길 등은 시골 정취를 물씬 풍긴다. 촬영 명소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더니 최근 몇 년간은 데이트 코스로도 소문이 나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철길을 따라 난 산책로
철길을 따라 난 산책로 ⓒ 채경민

 항동철길은 주택가를 따라 이어진다
항동철길은 주택가를 따라 이어진다 ⓒ 채경민

한편 주변 택지 개발 공사로 한때 중단되었던 열차 운행이 6월 1일부터는 재개된다고 하니 철길 위를 걷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푸른수목원#항동철길#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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