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는 많은 선거구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지역 후보자들을 찾아가 핵심 공약 등을 물었습니다.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인천광역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 정의당 김응호 후보를 만나봤습니다. [편집자말]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뒤 기호 1번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뒤 기호 1번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문재인처럼, 인천엔 박남춘'

인천 남구의 한 빌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문구가 들어왔다. 지난 5월 30일 오후 1시께, 인터뷰를 위해 찾은 이곳 주변에는 파란 점퍼를 입은 인사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선거사무소도 방문객이 뒤섞여 붐비는 분위기였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를 만나자마자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입장을 물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쉽게 보지 않는다. 선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일대일 구도로 가는 경향이 있다.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

"방심은 금물"

박 후보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의 이름 앞에는 '압도적' '독주' 등의 표현이 따라 붙는다. 송영길 전 시장을 제외하고 보수 성향 시장들이 득세했던 인천이기에, 이런 변화는 정권 전환 유무를 떠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뷰 당일(5월 30일) 나온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였다. 박 후보가 60.2%로, 2위인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25.6%)를 크게 따돌렸다는 보도였다[경기일보-기호일보 조사, 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 5월 26일~28일 인천시민 801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유선전화 45%+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55%, RDD 방식, 성, 연령, 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화도 교동 사시는 분이 그러더라. 대북확성기가 사라지니 너무 조용하다고. 정말 좋다고. '박 후보, 많이 좋아질 거다. 막무가내로 찍지 않을 거다'라고 말하더라."

박 후보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분단 리스크' 방어 표심이 비교적 강했던 서해5도 등 안보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각이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기류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그 변화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한몫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지역 분들 대부분이 피란민이다. 분단을 이용하는 보수 정당에 (표심이) 넘어갈 수 있었다. 이번에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에 훈풍을 가져왔다. 또 홍준표 대표의 역할이 크다. 평화 흐름에 자꾸 딴소리를 한다고. 어떤 분은 '한국당이 아니라 딴국당이다'라고 그러더라."

한반도 상황 변화에 대한 반가움은 박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아진다"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는 "이번 판문점 선언에 10.4 선언을 그대로 이행한다고 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남북공동어로수역이다. 안보리 제재 등이 풀리면 가장 혜택을 보는 것은 서해5도 어민들일 것이다"라면서 "중국어선 못 들어오게 막고 해상 파시하고... 인천은 공항도 있으니 하늘길과 뱃길이 다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도 약하다, 나는 뼈노"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뒤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뒤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불리할 때도 '문재인을 모른다' '노무현을 모른다'고 한 적 없다. 친노는 내게 약하다. 나는 '뼈노'다. 단 한 번도 멍에라고 생각한 적 없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두 대통령을) 내세우지는 않지만, 그들이 가는 정치 철학과 가치는 나와 같다."

박 후보가 10.4 남북공동선언에 애착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스스로 '뼈노(뼛속까지 노무현 사람)'라 칭할 정도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각에서 이번 선거 구도를 '친박 유정복과 친문 박남춘의 대결'로 분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내 입으로는 그런 소리를 한 적 없다, 밖에서 만든 거다"라면서도 "하지만 막을 수도 없고, 실제로 또 그렇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민주당을 향한 노동계의 반발의 큰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관여하지 않은 문제다, 국회가 답할 게 있고 시장 후보가 답할 게 있다"라면서 "국회에서 충분히 심도 있게 논의를 해야 한다"라면서 구체적 답변을 유보했다.

박 후보는 지난 5월 28일 KBS에서 진행한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도 관련 문제로 김응호 정의당 후보와 설전을 주고받았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 후보를 향해 "민주당이 한국당과 짬짜미해 '더불어자한당'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라면서 "민생 문제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이 뭐냐"라고 물었다.

박 후보는 이에 "최저임금 산입 조정 문제는 오래 전부터 국회에서 논의된 것으로, 시장 토론회에서 깊게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면서 "국회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면서 논쟁을 일축했다.

경쟁 상대인 유정복 후보와 박 후보가 정책적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바로 '지하철' 문제다. 박 후보는 유 후보가 내건 경인전철 지하화 사업을 예산 조달의 한계를 들어 "빌 공(空)자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인전철 지하화는) 사업비가 너무 막대하다. 국회의원 때도 추진하려고 했는데, 국비를 한 푼도 안 준다. 유 시장도 4년 전에 들고 나온 공약이다. 사업비를 조달할 길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자신이 내건 홍대입구역부터 신도림역에서 인천 청라까지 이어지는 '서울지하철 2호선 연장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 사업은) 실현 가능성 100%다. 전문 기관과 협의도 다 했다. (이전이 예정된) 신정차량기지를 옮겨 2호선을 끌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에게 물었다] 청년, 재난, 그리고 우리 동네

<오마이뉴스>는 인천 지역 유권자들의 후보별 비교 판단을 위해 공통 질문을 던졌다. 박 후보는 특히 청년 실업 문제에 있어 "시가 디테일하게 청년을 키우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관련 질문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 지방회의록을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 지방회의록을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 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를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다. 이 중에서 후보자가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무엇인가.
"소방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소방인력 충원문제를 비롯한 소방관의 처우 개선 문제를 많이 다뤘다. 순직 범위도 문제다. 말벌을 잡으러 갔다가 돌아가시면 순직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게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또 인천의 경우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많다. 실태조사를 해서 정확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안전 문제의 경우 시장 직속으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처럼 ISC, 즉 인천안전보장회의를 구성하려고 한다. 안전은 시민 행복의 기초다."

- 최근 인천항 화재사고로 인천시 재난 안전시스템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높다. 사고 당시 시에서 발표한 대기질 측정값의 신뢰도에 대한 비판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재난 대처 방안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알려드려야 한다. 바람의 흐름은 어떻게 가고, 나가실 때 철저히 마스크 쓰고. 실제 상황에 대비해 행동 요령까지 다 만들어 전파해야지. 사고 당시 바람이 남동구 쪽으로 불어왔다. 바람 방향에 따라 지역별로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공지를 하거나. 시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것이다. 오염 농도 자체가 어느 정도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지, 시각 단위로 알려야 한다. 현재 인천에도 재난안전본부가 있다. 문제는 얼마나 실제로 가동하고 운영하는 가에 달렸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뒤 기호 1번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뒤 기호 1번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기자는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청년 세대다. 기자와 같은 인천 지역의 청년들에게 어떤 강점을 어필하겠나.
"말로만 (청년층) 복지를 하는 게 제일 문제다. 청년 세대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서다. 결혼을 해도 살 곳이 없는데. 청년, 장애인, 신혼부부 등에게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 인천 지역은 연간 1000호다. 들어가려고 4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나는 2만 호를 하겠다고 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국비가 85% 지원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일자리 문제. 인천은 참 좋은 도시인데, 시장이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률 높고 실업률이 높은데, 이는 일자리의 질이 나쁘다는 반증이다. 창업지원단이라는 씨앗이 있다. 아이디어가 있고 기술이 있으면 중견기업들을 붙여주는 거다. 예산으로 20~30억 원 정도 들어갈 거다. 보증을 끌어줘도 된다. 시가 디테일하게 청년을 키우는 것이다. 시장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도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자 경력]
-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 전 국립해양조사원장(국장급)
- 전 참여정부 인사수석비서관(차관급)
- 전 제19대, 20대 국회의원(인천 남동갑)


태그:#박남춘, #문재인, #인천, #6.13 지방선거, #유정복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