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을 지키겠다는 약속과 달리 선거에 출마한 아내를 홍보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주변에 뿌려 논란이 일고 있는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의 사퇴를 지역 언론노동자들이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협의회(아래 협의회)는 19일 낸 입장을 통해 "추락한 부산일보 신뢰를 되찾는 일은 최소한 공사를 구분할 줄 아는 대표와 구성원이 맡아야 할 몫"이라면서 "이제 멀찌감치 떨어져 힘겹게 자존심을 되찾은 부산일보가 엄혹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감상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안 사장이 경영 위기를 이유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엄혹한 부산일보 상황은 당신이 저지른 불찰을 뒤늦게 이해해야 할 근거가 아니다"라면서 "당신이 물러나야 할 이유에 보태는 게 마땅하다"고 맞받았다.
안 사장의 사퇴를 촉구한 협의회에는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경상일보>, <국제신문>, <부산일보>, 경남CBS, 울산방송, KBS경남, KBS부산, KNN, MBC경남, 부산MBC, 울산MBC 등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언론노조 지부가 속해있다.
<부산일보>노조도 안 사장 퇴진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지난 18일에는 '공정 보도·편집권 훼손, 배우자 선거 개입 안병길 사장 퇴진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애초 안 사장의 자진 사퇴를 권고하던 것에서 나아가 퇴진을 압박해나가기로 투쟁 수위를 높인 것이다.
안병길 사장 처신 문제 인정하면서도 거취 표명은 없어회사 안팎에서 퇴진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안 사장은 부적절한 처신을 인정하면서도 물러날 뜻은 밝히지 않고 있다.
안 사장은 15일 내부 직원들에게 "제 아내의 출마로 인해 구성원 여러분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공정보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편집국 구성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등 공정 보도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사장은 "지금 우리는 공정 보도 만큼이나 절박한 생존 현실에 맞닥뜨려 있다"면서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해 회사의 역량을 결집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안 사장은 부인인 박문자씨가 자유한국당 부산시의원 후보로 출마하자 주변인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중립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혀온 안 사장의 공언과는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안 사장이 홍보를 부탁했던 부인 박씨는 낙선했다. (관련기사:
"제 아내가 시의원 출마" 홍보 부탁한 부산일보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