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부여-익산을 잇는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착공도 하기 전에 주민들로부터 '민원 유발' 고속도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속도로의 노선이 민가 밀집지역과 자연경관을 훼손하며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과 예산 홍성 주민들은 수년째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김형용(예산군 오가면)씨는 "서부 내륙고속도로 노선을 살펴보면 다른 곳은 민가를 피해 설계되어 있다"며 "하지만 유독 경기도 평택과 예산·홍성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거 밀집 지역으로 도로가 설계되어 있다. 주민들이 반발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예산군 오가면의 민가 밀집지역과 대흥 슬로시티 등을 통과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 같은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지난 1월 27일 국토부가 제출한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관련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국토부는 수차례의 수정 과정을 거친 끝에 지난 6월 4일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된 환경영양평가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 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1월 17일, 환경부는 서부내륙고속도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평가서가 반려될 경우 국토부는 이를 전면 재검토해 다시 제출해야 한다"면서 "최근 제출된 평가서의 경우 1만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다. 양이 많은 만큼 현재도 검토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서부내륙고속도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반려된 이후, 사실상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서부내륙고속도로 문제'가 또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살고 있은 충남 예산과 홍성군 주민들은 지난 25일 충남 예산의 한 사무실에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환경부 차관과의 면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윤중성 대흥면 대책위원장은 "환경부는 반려한 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을 주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현장 조사를 할 때 주민의 의견을 묻고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군 천태리 주민 김오경씨도 "현재의 노선은 일부 수정된다 하더라도 마을 공동체와 자연환경을 파괴한다"며 "막대한 주민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이번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반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주민들의 민원이 들끓고 있는데도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해 서부내륙고속도로의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논조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오가면에 살고 있는 안아무개씨는 "일부 언론은 환경부 때문에 서부내륙고속도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오히려 환경부가 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서부내류고속도는 설계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환경부도 이를 인지하고 수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