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트럼프 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들어서길 원한다."최근 화제가 됐던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발언의 '원조'로 알려져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구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와 북방 경제 협력'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송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열린 '폴리뉴스' 창간 18주년 기념 포럼에서 "러시아는 한국과 과거에 좋은 합의를 해놓고 진행이 안 되는 것에 대한 실망이 큰 것 같다"는 말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북방 정책의 한계를 짚는 한편, 9-브리지(Bridge) 중심의 신 북방 정책 구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함께 밝혔다.
"과거 좋은 합의 해놓고도... 러시아 실망 큰 것 같다"이날 의원실에서 제공한 강연자료와 '폴리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송 의원은 이날 강연을 통해 역대 정부 북방 정책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노태우 정부가 북방정책을 시작했으나 1993년 1차 북핵 위기로 인한 남북 관계 경색이 영향을 미쳤고, 김영삼 정부 역시 봉쇄적 대북 정책 및 러시아와의 관계 약화로 한계를 가졌다. 이어 김대중 정부의 햇볕 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평화 번영 정책' 등을 통해 대북 포용 정책이 유지됐으며 중앙아시아 진출의 포석이 마련됐다."그리고 송 의원은 북방 정책이 앞서 정부에서도 추진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러 간 철도, 가스, 농업 등 3대 신 실크로드 협력,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추진됐지만, 대북 강경책에 따른 협력에 한계가 있었다"며, 또한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이른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방안)'가 주창됐지만, 남북 관계 경색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러시아가 과거에 좋은 합의를 해놓고도 잘 진행이 안 되는 것에 대해 실망이 큰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북방 정책을 추진하여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 기반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송 의원이 소개한 '제대로 된 북방 정책'의 핵심은 '9-브리지(Bridge)'로 요약할 수 있다.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 항로, 조선, 산업단지, 농업, 수산 등 아홉 가지 산업군을 연계하여 북방 경제 협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송 의원은 "중국, 러시아 등과 북방 경제 협력으로 동북아 다자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을 추진한다"면서 북방 정책 성공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FTA 협상 개시를 위한 협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북방경제협력지원법 제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북방 경제권에 편입돼 거대 경제권이 결성되는 경우, 교통·물류·유통 분야 등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합의 이후 미국 자본의 진출을 위해 공동경제자유구역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성, 해주, 인천을 잇는 삼각 경제 벨트"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각계 인사 300여 명 참석... "한반도 평화와 번영 시대 밀알의 역할"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한정·설훈·윤관석·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선동·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김관영·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의원 등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이사는 기념사를 통해 "정치·경제의 생생한 흐름과 전문가들의 치밀한 분석을 담겠다"면서 "아무쪼록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에 모두 주역이 되도록 밀알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관심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