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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왼쪽세번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개혁입법연대 좌담회에서 인사말하는 조배숙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왼쪽세번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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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그리고 무소속까지 157석. 원내 과반을 점유한 범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개혁입법연대'가 구성되면 국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실이 주최한 '이제 뭘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개혁 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천정배 의원뿐만 아니라 조배숙 당대표·장병원 원내대표, 박지원·유성엽·최경환·김광수·박주현 의원 등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정의당의 노회찬 원내대표도 함께했다.

이들은 다음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혁입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또한 다당제 체제 아래에서 각 당의 연대를 통해 정치체제 개편과 민생과제 해결을 함께 해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산적한 개혁 입법 과제... 시간이 없다

특히 발제자로 참석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민생개혁입법에 애타고 절박한 사람들이 많다"라면서 "온몸으로 (개혁입법을) 부르짖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국회가) 살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원 없이 얘기하려면 24시간도 모자라다"라면서 개혁입법연대가 추진해야 할 입법 과제들을 제시했다. 그가 주목한 주요 과제는 우선 상가임대차보호법(일명 궁중족발법)과 주거임대차보호법 개정이었다. 장기계약 보장 및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를 통해 집 없는 국민을 보호하고, 다양한 형태의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안 소장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예로 들며 "임차인과 임대인이 사적 린치를 가하고 있는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라면서 "하루 빨리 국회가 나서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 소장은 이외에도 ▲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이자비 부담 완화 ▲ 갑을문제 해결, 공정 경제 실현, 청년 생존권·일자리 보장, 노동 존중 입법 ▲ 국회 특수 활동비 100% 공개 및 폐지 ▲ 국회 청원 제도 개편 및 활성화 등을 개혁입법 과제로 꼽았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만 아니라 국회 청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청원이 활성화 돼 있는데 국회 청원이 활성화 돼 있지 않은 건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지금은 국민이 의원님들 찾아가서 도장 받고, 국회 본청 뒤에 와서 신분증 내야 하고, 아는 보좌관 없으면 청원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안 소장은 이를 "황당한 짓"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청원이 안 되는 국가기관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국회가 민의를 모으는 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 대화하는 노회찬과 박지원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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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참석한 정치인들도 이 같은 과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배숙 대표는 "토론회 제목 위에 조그마한 글씨로 '촛불국민혁명 잊으셨습니까?'라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라면서 "촛불혁명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기대한 바가 컸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제를 담당해야 할 국회는 쳇바퀴 돌고 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국회가) 충실하게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1년 6개월이다. 시간이 없다"라면서 "많은 분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모아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또한 "2년 후 총선 때 국회가 많이 바뀌겠으나, 남은 2년 동안 국민들에게 눈 꼭 감고 가만히 참고 기다리라고 할 수 없다"라면서 "국회가 진정 촛불 이후 우리 국민의 뜨거운 열망을 받아 안아서 나라다운 나라 세우는 장정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얼마든지 (개혁입법연대의) 문호를 개방해서 당을 넘어 함께해야 한다"라면서 "개혁입법연대를 빠르게 결성하고, 시민사회와 논의해서 어떤 공동과제를 가지고 갈 것인지 어젠다 세팅하고, 180명까지도 필요하다면 모아내는 적극적인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도 "참여정부 때 4대개혁 입법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탄생했다"라면서 현 시점에서 개혁입법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혁입법연대 필요성엔 공감, 민주당에 '결단' 촉구도

다만, 개혁입법만이 아니라 권력구조 개편 역시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선학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헌정체제라는 건축물이 튼튼하기 위해서는 주춧돌, 기둥, 지붕이 튼튼해야 한다"라며 "주춧돌이 선거제도, 기둥은 정당제도, 지붕은 권력구조"라고 비유했다. 그는 "적폐청산 1호는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라면서 "이걸 개편하지 않는 한, 여러 가지 민생경제 과제나 개혁입법이 가능하겠느냐"라고 의문을 던졌다.

무엇보다 '개혁입법연대'의 성사 여부가 민주당에 달려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6.13 지방선거 후 '연정' 필요성을 주장했던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대북문제나 적폐청산은 완전히 성공했다. 그러나 개혁 그리고 민생경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가 됐다"라면서 "특히 제 경험에 의하면, 대통령 임기 후반기로 가면 개혁할 수 없다. 이제 서두르자"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앞장서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특히 그는 "(개혁입법연대에) 상당한 국민적 호응도 있다. 바른미래당도 호응하고 나섰다"라면서 "스피디한 개혁 추진과 원 구성 위해서도 반드시 개혁입법연대가 구성되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촛불의 (심판) 대상이 되지 않는 국회가 될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의원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께서 '연정 가능성은 0%도 없다'고 해서 좀 깨갱했다"라면서도 보다 직접적으로 민주당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문제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개혁입법연대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라면서 "(토론회가)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를 바로잡아주고 당당하게 개혁입법연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시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왼쪽)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 악수하는 조배숙과 노회찬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왼쪽)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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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개혁입법연대, 야당 제압하자는 것 아니지만..."
"야당을 무시하거나 제압하자는 게 아니다. 빅딜도 하고, 협치도 하고, 토론도 할 것이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의 말이다. 3일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 사회를 맡은 그는 '개혁입법연대' 구상에 대한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 같이 말했다. 천 의원은 현재 부각된 '개혁입법연대' 구상에 대해 가장 강경한 주장을 펴고 있는 정치인이다.

실제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경기 고양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정책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혁입법연대 구상은) 사실상 입법권력을 통한 인위적 정계개편 시도"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개헌연대니, 개혁입법연대니 여야를 구분하고, 편 가르기를 하고, 범진보니 범보수니 하는 이야기를 저는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이 '개혁입법연대≠보수야당 진압'이 아니라고 답한 셈이다.

그러나 천 의원은 개혁입법연대를 통한 진보진영의 다수파 전략 필요성은 재차 강조했다. "개혁을 반대하는 소수파가 상임위를 장악하고, 제멋대로 입법을 저지하고 국회를 마비시키는 게 과연 민주주의이고 촛불 민심이냐"라고도 반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개혁입법연대 제안은 개혁세력이 잘 뭉쳐서 해보자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는 방안이다. 단순한 원 구성 협상 전략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겸임 가능한 상임위원회 5개를 제외한 13개 국회 상임위원회 모두에서 개혁입법연대가 다수파로 나서자는 계획이었다. 천 의원은 "개혁입법연대가 상임위원회 다수, 상임위원장, 본회의 다수, 국회의장을 확보하면 개혁입법을 뭐든지 처리할 수 있다"라면서 "소수파가 최대 4~5개월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적어도 총선까지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입법 자체를 무산시키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승용·하태경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도 개혁입법연대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입을 통해 "바른미래당이 비례대표 3명을 놓아주고, 민주평화당과 화해하여 180석 규모의 연대를 이루자"는 제안도 나왔다.



태그:#개혁입법연대, #솔로몬연대,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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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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