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현장의 직원들이 극심한 피로와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 차원의 대응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 후 비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승무원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선 일부 승객들이 '야이 XX년아', '이 XX야, 미안한 줄 몰라' 이렇게 욕을 쏟아내고 있다"라며 "하지만 거기에 대고 아무 말도 못 꺼내고 있다, 매니저도 '그냥 그쪽으로 가지 마세요'라는 말만 하고 손을 못 쓰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내식 대신 상품권을 나눠주고 있는데 그걸로 승객들이 면세품을 구입한다"라며 "안 그래도 일이 많아졌는데, 그것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태 이후 두 번째 비행을 앞두고 있다는 승무원 B씨도 "비행 앞두고 스트레스가 심하다, 무서워 죽겠다"라며 "비행 중 밥도 제대로 못 먹는데, 승객들 욕받이가 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선 어떻게 대응하라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여성 승무원이 욕설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다"라며 "이전에는 그런 일을 당하면 '손님, 업무방해입니다'라고 대응하면 되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3일 만들어진 아시아나항공 '카카오톡 익명채팅방'의 한 직원은 "사태 원인이나 이렇게 된 사유, 대응 매뉴얼이라도 알려주면 좋으련만 (회사가) 정말 조용하다"라며 "직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현장에서) 싸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발표했지만, 직원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과 관련해선 어떤 이야기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아시아나항공 측에 "사태 이후 일선 직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지만, "해당 부서에 문의해보겠다"는 말 외에 4일 현재까지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5시 박삼구 회장이 기내식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