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신혼희망타운의 주택가격을 최대 4억 원대 중반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나오고 있다. 주택자금 대출을 받으면 많게는 월 160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신혼부부가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국토부가 5일 발표한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방안에 따르면, 신혼희망타운은 올해 12월 위례신도시(508세대)와 경기 평택 고덕(874세대)에 처음 공급된다.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전용 55㎡의 분양가는 4억 6000만 원, 46㎡는 3억 97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위례신도시 평균 주택 가격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 당초 예상 분양가인 2억~3억 원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다. 지난 2016년 기준 신혼부부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인 2억 3900만 원보다도 1억~2억 가량 높다.
대출 받으면 매달 100만 원 이상 부담해야대출을 받아 입주할 경우, 신혼부부가 매달 부담해야 할 돈도 만만치 않다. 전용 55㎡형(4억 6000만)의 경우 1억 4000만 원을 미리 납부해도 대출원금 상환을 위해 매달 100만 원 이상 내야 한다.
아파트 잔금 3억 2000만 원(1억 4000만 원 납부 가정)을 20년 동안 나눠 갚는다고 하면 매달 160만 원을 내야 한다. 30년 동안 나눠 갚는 경우에도 월 110만 원을 내야 한다. 이것도 대출 금리가 연 1.3%인 경우여서, 대출 금리가 올라갈 경우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신혼희망타운 입주자격을 갖춘 신혼부부가 감당하긴 버거운 수준이다. 신혼희망타운은 소득(외벌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 이하)과 자산(순자산 2억 5060만 원)에 따라 입주자격을 제한한다.
먼저 순자산을 2억 5060만 원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입주 자격을 갖춘 사람은 빚을 내지 않을 수 없다. 위례 신혼희망타운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최소 1억 원 이상의 빚을 내야 한다.
1억 4000만 원을 납부한 뒤 3억 2000만 원(1억 4000만 원 납부 가정)을 20년 동안 나눠 갚는 시나리오를 가정해보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인 500만 2590원을 버는 신혼부부는 월 수입의 31.98%를 '주거비'로 부담해야 한다.
이는 서울 거주민들이 평균적으로 부담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환비율보다 훨씬 높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 1월 발표한 주택금융·보금자리론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거주민들은 월 소득의 15.9%를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으로 부담하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 서울 거주민들은 평균 100만원 수입 가운데 15만 9000원을 대출상환금으로 내지만, 위례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는 100만원 중 31만 9800원을 대출 상환으로 부담해야 한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은 "신혼부부 희망타운은 부담 가능한 금액에 아파트를 제공하는 것인데, 지금 분양가는 돈 있는 사람만 들어가라는 얘기 같다"면서 "정부가 아파트 건물만 파는 토지임대부 방식 등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