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엄마 우리 초등학교 이야기 해봐요~"

요즘 7살 우리 아이의 가장 큰 관심은 초등학교 입학.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나 보다. 이 학교가 좋다, 저 학교가 좋다며 자기들끼리 가고 싶은 곳, 인기 있는 초등학교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이어서 이번에는 엄마와의 대화 시간.

"엄마, 전 여기 이름이 멋진 초등학교에 들어갈래요."
"엄마, 전 친구랑 같은 초등학교 갈래요"

이제 막 7살 나이 기준에서 가고 싶은 초등학교는 이름이 근사한 학교. 그리고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손잡고 갈 수 있는 학교. 나도 저 나이 때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예뻐 보이고 멋있어 보이면 무조건 좋고, 좋아하는 친구 따라서 같은 학교에 가고 싶고.

어쨌거나 초등학교에 대한 이런 저런 질문을 퍼붓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 '어 이 녀석... 학교 들어간다고 하니.. 퍽 설레나 보네. ' 그 어느때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설렘이 가득 느껴지더라는 거다.

물론, 불안감도 없지않아 있었다.

"엄마, 그런데 제가 아직 초등학교 가는 길을 모르는데. 어쩌죠?
길을 모르는데 학교까지 찾아갈 수 있을까요
?"

아직 길을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 어쩜 그런게 아닐까.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우린 각자의 삶의 방향, 꿈찾기, 길찾기를 떠나는 과정이 시작된다는 거다.

아들 녀석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준비하고픈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듯싶은데, 엄마라는 사람은 뭐가 그리 바쁜지... 말이 자유롭게 키운다지, 방치에 가까운 교육을 펼치고 있었으니. 한편으로 너무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2018년의 하반기부터는 아들을 위한 초등학교 준비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초등학교투어.

그동안에 카페투어. 맛집투어만 많이 다녔지, 정말 오롯이 아이들을 위한 투어는 계획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반성과 함께 초등학교의 분위기도 미리 경험시켜줄 겸 남은 기간동안 제주도내 곳곳의 초등학교를 방문해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초등학교는 엄마의 모교.

"그럼, 엄마 초등학교에 가는 거예요? 우와 신난다!"

그렇게 찾아간 나의 초등학교 시절 추억이 자리잡은 곳. 나의 옛 모교. 동남초등학교.

초등학교투어 1탄, 엄마모교 방문 인증샷
▲ 동남초등학교 정문 앞 초등학교투어 1탄, 엄마모교 방문 인증샷
ⓒ 이효진

관련사진보기


우선 정문 앞에서 아들과 인증샷을 찍고. 나의 옛 학교를 쭉 둘러보기 시작했다. 모래로 깔려 있던 운동장은 인조잔디가 깔려 있었고, 해오름관이라는 낯선 건물도 보이고... 세월이 흘러 조금은 낯설게 변해 있어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뛰어놀던 자리에서 해맑게 웃으며 노는 아이들을 보니 그 자체가 우선 신기했다.

내 어린시절 추억이 떠오르며 엄마인 내게도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시간. 아이들 또한 엄마의 어린시절 그 자리에서 함께 한다는 사실에 그냥 무조건 좋다하고, 오래 더 뛰놀고 싶다며 자꾸만 조금만 더 있다 가자고 가는 발길을 붙잡고 굉장히 아쉬워하더라는 거다.

엄마모교에서 가족들과 함께 뛰놀다
▲ 초등학교투어:동남초등학교 엄마모교에서 가족들과 함께 뛰놀다
ⓒ 이효진

관련사진보기


어쩜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다보니... 그 무엇에도 방해받을 수 없는, 그냥 뛰놀 수 있는 드넓은 운동장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왔다 갔다 차 걱정도 없겠다. 신나게 뛰논다고 시끄럽다 문제제기 할 사람도 없겠다. 오롯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하는 곳이기에. 그자체가 무조건 신이나 즐거워보였다.

"엄마 초등학교도 놀이시설 많아서 좋아요. 다음은 아빠 초등학교로? 와 신난다."

다음 초등학교투어에 기대감이 가득한 아들.

아이들은 신나고 엄마는 불안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마음이 요즘 그렇단다.

'우리 아이가 학교 들어가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으려나?'
'다른아이들은 이것저것 다 배우고 학교 보낸다던데, 우리아이만 뒤처지면 어쩌지?'
'초등학교 입학까지 도대체 어디까지 가르쳐서 보내야 하는거지?'

이런저런 걱정과 궁금증이 많은 엄마. 그래도 오늘 초등학교투어를 통해 느낀 건, 아이들은 아이들의 공간, 아이들의 세계 속에서 별탈없이 잘 적응해 나가기 마련이라는 사실.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이제 하반기 시작일 뿐인데. 하나하나 아이 스스로 깨우치고 배워갈 수 있게. 바쁘더라도 조금씩 아이에게 시간을 내어줘야겠다.

"엄마. 초등학교 가면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여자친구가 많아요? 남자친구가 많아요?"

지금처럼 초등학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배움의 열정이 사라지지 않게. 함께 거닐며 얘기하고 뛰어놀고 그렇게 다음 초등학교투어를 계획해본다.

엄마모교 방문기
▲ 초등학교투어: 1탄, 동남초등학교 엄마모교 방문기
ⓒ 이효진

관련사진보기




태그:#초등학교투어, #엄마모교방문, #초등학교입학준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찰-욕심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