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동물권 활동가 30여 명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사옥앞에서 동물의 죽음을 희화한 배달의 민족 '치믈리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1인 1닭'을 시작으로 '치킨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쪄요', '닭 잡아 먹고 법카 내민다' 등 계속해서 닭의 죽음을 희화화 해 온 배달의 민족이 치킨의 맛을 감별해내겠다며 '치믈리에 자격시험' 까지 만들어 낸 것은 지금도 과소비되고 있는 닭들로 인해 공장식 사육이 과열되고 조류독감이 창궐하는 현 세태에 이를 더욱 부추길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동물의 생명을 유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사장에 내걸렸던 '치킨의 미래는 당신에게 있다' 라는 광고카피와는 달리 치킨이 되는 닭들에게 미래는 없다"며 "닭들은 빛도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좁은 공간 속에서 수백 마리가 함께 사육되며 죽어가는 닭들의 고통스런 죽음을 감춘채 오로지 맛에 대한 결과만이 닭이 원하는 미래라는 듯 닭의 죽음을 마구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린 닭을 먹지 말란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닭을 먹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닭의 고통을 숨기고 회화화까지 하는 행태는 죽이는 행위보다, 고통을 주는 행위보다 더 나쁘고 우리 사회에 매우 위험한 것이기에 이는 저지되어야 하며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비건 동물권 활동가들은 생명을 희화화하는 생명경시 풍조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동물과 인간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치믈리에'를 패러디한 '피믈리에' (닭 분장에 피를 묻힘)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한편 비건 동물권 활동가 12명은 지난 22일 개최된 '치믈리에 자격시험' 행사장에서 닭의 죽음을 희화화 하는 것에 항의하며 기습 피켓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한 활동가는 배달의 민족 경호원 측에 내동댕이쳐져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배달의 민족 측은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표출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며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참여한 이들에게 법적인 책임 뒤따라야 한다"며 행사 방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법적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