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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의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27일 서울 강남구의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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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를 나왔지만 지난 30년간 포스코에서 원가 관리와 감사, 경영 전략 수립 등을 경험한 철강업의 전문가다."

재계 서열 6위이자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그룹(아래, 포스코)이 향후 5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2009년 민영화 이후 암묵적으로 지켜오던 '공대,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룰을 깬 최정우 신임 회장이다. 재무통인 그는 포스코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과 비철강 사업으로 나뉜 투트랙 성장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최 회장은 스스로를 철강업의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27일 포스코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포스코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아래 임시주총)를 열고, 최정우 최고경영자(CEO) 후보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의 차기 회장직은 이날 임시주총의 참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96.7% 찬성으로 최종 확정됐다.

최 신임 회장은 "포스코 회장이란 중책을 맡게 된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고객사, 공급사 등과 전 후방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면서 산업 생태계 강건화에 기여해 포스코 역시 강한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정우 회장, "주주와 직원, 협력사, 지역주민 등과 경제사회적 가치 공유"

최 신임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관리와 감사분야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거치며 회사의 경영 전략과 살림을 도맡아 왔다.

특히, 지난 2015년 7월부터는 포스코의 뇌라고 할 수 있는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을 추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올 3월부터 신임 회장의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 전까지는,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켐텍 사장직을 맡았다.

20년만의 비공대, 비엔지니어 출신의 회장 탄생 배경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있다.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 등 대외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비철강 산업 분야에서의 성장 또한 필수 과업이다.

이날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 회장이 강조한 것은 새로운 가치로의 재무장이다. 최 회장은 "지금껏 제철보국 경영이념으로 오늘의 성공을 이끌어낸 포스코가 앞으로 명실공히 100년 기업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으로 '윗(With) 포스코', 즉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기업도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주주, 임직원, 공급사, 협력사, 지역주민에서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와 경제적 사회적 가치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 위해 통상규제 대응-신성장 동력 마련

2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2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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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회장으로서 그가 해결해야 하는 첫 번째 문제는 통상규제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입 철강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무역 기조가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고급화와 차별화를 통해 월드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 현지 수요를 확보해나가고, 현지 철강사와 소통을 강화해 단계적으로는 본사 의존도를 높여 현지생산체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유(EU, 유럽시장)의 세이프가드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에 올해 목표의 80%를 판매해 올해 큰 영향일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자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입 물품을 제한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우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사정은 다르다. 열연 및 냉연에 대한 높은 세율과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쿼터제로 지난해 대미수출이 2016년 대비 86% 감소했다. 최 회장은 "연례재심을 통해 최대한 관세율이 낮춰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철강 사업 공고화와 더불어 그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는 신성장 사업이다. 바로, 에너지 소재분야다. 최 회장은 엘지(LG)화학과 삼성 에스디아이(SDI)에 공급하는 2차전지의 에너지저장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 및 공급을 새로운 수익 창출구로 눈여겨보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분할돼 있는 두 분야의 회사를 통합해 연구개발과 마케팅 부문의 시너지를 높이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전기 자동차 시장 성장과 맞물려 2030년 전세계 시장 점유율 20%와 매출 15조 원 달성을 실현한다. 더불어 바이오 분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신성장 및 그룹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올 연말에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최 회장은 "포스코가 남북경협의 가장 큰 실수요자일 것"이라면서 대북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최근 남북관계가 풀려감에 따라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북한에 매장돼 있는 에너지저장소재의 각종 광물원료를 수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철광석을 비롯해 포스코켐텍이 생산하는 내화물의 원료인 마그네사이트, 음극재의 원료인 천연흑연 등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다. 또, 포스코 건설을 통한 인프라 구축, 북한의 철강업에 대한 투자도 기대하고 있다.

최 신임 회장 선임 반대 집회도 열려.."비리 정부때 요직 지낸 인물"

27일 포스코그룹의 임시주주총회에 맞춰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신임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27일 포스코그룹의 임시주주총회에 맞춰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신임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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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임시주총에 맞춰 포스코센터 앞에서는 최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다. 최 회장의 선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로 대표되는 국정농단과 적폐의 연장선이라는 주장이었다.

박주동 사회연대포럼 집행위원장은 "최정우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와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포스코가 몰락하는 동안 포스코의 감사실장, 최고재무책임자에 해당하는 가치경영센터장 등의 요직을 지냈다"면서 "포스코의 개혁 의지도, 대화의 의지도 없는 최정우 내정자의 회장 선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박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이날 집회에 참석한 6인은 "국민 그룹 포스코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포항 시민과 함께 하는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서 투쟁하고 또 투쟁하겠다"고 강력한 투쟁 의사를 밝혔다.

사회연대포럼 옆으로는 보다 일찍 자리를 잡고 집회를 벌이는 이들도 있었다. 10여 명이 참가해 "이명박 정권 사주의 비리가 잇따라 폭로되고 있다"면서 "적폐본산 포스코. 포스코는 적폐를 청산하고 인사개혁 단행하라"를 외쳤다. 참가자 모두 단체명을 묻자 밝히지 않았다. 한 참가자는 "애국심에 이렇게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사회연대포럼은 포스코그룹의 임시주주총회에 맞춰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신임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27일 사회연대포럼은 포스코그룹의 임시주주총회에 맞춰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신임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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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포스코, #최정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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