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의심 석탄의 국내 반입 의혹에 대한 보수 야당의 비판과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일부 미국 언론도 '한국 정부를 어떻게 믿느냐'는 태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9일 오후에 열린 국무부 브리핑에서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에서 환적된 뒤 한국으로 반입된 의혹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한 기자는 "최근, 한국이 북한의 석탄을 수입(imported)했다"면서 "한국이 제재를 위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밀수'가 아닌 '수입'이라는 말을 쓰면서 의혹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한국 정부와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내가 알기로는 그들(한국)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나라가 제재를 유지하길 원하고 제재를 우회하지 않고, 확실히 지키길 원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틀 전에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한국의 정의용 안보실장과 전화통화를 했고, 존 볼턴이 한국 정부를 신뢰(trust)하거나 믿는다(believe in)고 했다. 한국 정부를 신뢰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나워트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부(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는 동맹이고 우리의 오랜 파트너다. 그리고 그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South Korea)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정식 국호를 사용한 단호한 답변이었다.
거친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 정부가 미국을 속이고 있다'고 전제한 질문이었다. 한 기자는 "동맹이지만 미국의 뒤에서 하는 짓이 밀수 같은 일이라면 어떻게 그들을 신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워트 대변인은 "그들이 수사를 한다고 하면 우리는 그들이 수사를 한다는 걸 신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그들은 오랜 동맹이자 파트너이고 우리는 그들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변인의 단호한 답변이 이어지자 질문의 초점은 '한국 기업의 제재 위반 의혹'으로 이어졌다. 한 기자는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한국 회사들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한 미국의 독자제재)을 적용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나워트 대변인은 "이미 답변을 드렸다고 생각하는데, 수사는 한국 정부에 의해 시작됐고 우리는 그들이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 얘길 듣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정부의 수사 결과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 정부의 방침도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설명이다.
"거의 매일 북한과 다양한 형태로 소통"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의 평양 방문과 관련해 나워트 대변인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매일 혹은 하루 걸러 사실상의(virtually)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 인사들과, 그리고 내가 '대화'라고 한 것은 전화가 될수도 있고, 나의 (브리핑 등을 통한) 메시지일 수 있고, 이메일일수도 있다"며 "다른 형태이지만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