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에서 만난 포장마차입니다. 나카스 강변 옆으로 포장마차들이 늘어서 있어 먹거리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한국의 포장마차와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의자가 상당히 높아서 마치 바를 연상시킵니다.
포장마차는 저렴한 가격에 술과 안주를 팔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이 중요합니다. 또한 저곳은 강변 옆에 늘어선 포장마차이기 때문에 본디 도로여서 공간을 많이 점유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렇게 높고 작은 의자를 마련했습니다. 지면에서 엉덩이가 닿는 바닥까지의 높이를 좌고(坐高, seat height) 라고 하는데, 좌고가 낮을수록 편안하게 느끼는 반면 좌고가 높을수록 어딘가 불편해 집니다.
일례로 거실 소파의 좌고는 35~40cm 정도로 낮은 편이지만 책상이나 식탁 의자는 40~45cm 정도로 약간 더 높습니다. 한편 바에 설치된 의자는 60~65cm 정도로 좌고가 매우 높습니다. 책상이나 식탁 테이블의 높이가 70cm 정도이기 때문에 거의 책상 높이와 좌고 높이가 비슷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좌고가 높아지면 의자가 아무리 넓고 푹신해도 무언가 불안해집니다.
자리가 불편하니 당연히 테이블 회전율이 높아지겠지요. 의자에 앉았어도 발이 지면에 닿지 않아 아예 발걸이를 따로 설치해 놓은 것이 보이지요? 실제 저런 의자에 앉으면 그야말로 좌불안석 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찾아보지 못한, 한국보다 훨씬 고밀이 심한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으로 더욱 지가가 높아지면 아예 의자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도쿄 긴자에서 발견한 우동집 입니다. 긴자는 임대료가 높기로 소문나서 간단한 우동집이라도 우동 한그릇에 1000엔이 넘어 가는데, 그 가운데 500엔짜리 우동집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가게는 자리를 덜 차지하기 위해, 그리고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아예 의자를 없앴습니다. 그래서 다들 서서 우동을 먹는데, 5~10분 정도의 시간에 그야말로 후루룩 마시고 갑니다.
아직 우리나라엔 이런 우동집이 없지만, 그러나 지금 일본의 모습은 20년 후 한국의 모습일지니 앞으로는 정말 서울에도 이런 곳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