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땡~"
유은혜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1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현장. 때 아닌 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준비한 '발언 시간 엄수' 종이었다.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한 무언의 압박이었다.
실제로 이날 인사청문회는 주요 질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유 후보자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와 청문회시기를 놓고 여야 의원 간 공방이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특히 인사청문회와 동시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들어 물타기 의혹을 줄곧 제기했다.
박용진 "정상회담 있다고 검증 부실하게 할 사람 누가 있나"
자유한국당(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재선, 경남 거제시)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파묻혀 국민의 알 권리 자체가 지켜지겠나 하는 의구심을 갖는 상황에서 더욱 철저히 (청문회를) 해야할 텐데, 자료 제출도 안 되고 있다"라면서 "더 이상 이 청문회가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전희경 의원(초선, 비례대표)은 여당이 유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밀어붙이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활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전 의원은 "사회부총리와 같은 막중한 자리를 나라의 큰 이벤트가 있는 상황에서 번갯불 콩 구어 먹듯이 진행하는 것은 남기지 말아야할 선례다"라면서 "(한국당이) 밀어붙이고자하는 후보자를 위해 나라의 이벤트를 활용한다면 여당도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한국당을 포함한 야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정상회담 일정을 감안하고 결정한 사항을 이제 와서 여당 탓으로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반론이었다.
서영교 : "위원장이 19일은 정상회담이 있으니 언론의 관심사가 줄어들 수 있어 지난 14일에 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대정부질문 기간에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여러 번 (상임위를) 정회하면서까지 19일로 잡은 것이다. 그 날이 지난 7일이었다.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는 발표는 6일에 있었다. 이미 회담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았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재선, 서울 중랑구갑)은 '팩트체크'에 나섰다. 한국당도 이미 정상회담 일정을 인지한 상황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는 주장이었다. 서 의원은 "한국당 지도부의 요구에 의해 (일정을 연기하고) 잡았는데, 바로 직전에 한 이야기를 잊은 건가"라면서 "제가 보기에는 의도적으로 유 후보자를 발목잡으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초선, 서울 강북구을)과 김해영 의원(초선, 부산 연제구)은 정상회담 때문에 인사청문회 검증이 부실할 것이라는 한국당의 비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기다리신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정상회담 잡혀 있다고 소홀하게 (후보자를) 검증할 사람 누가 있나"라면서 "다른 데서 보신 것처럼 파행을 만들려고 들어오신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장관 후보자의) 인사를 밀어붙이기 위해 국가적 이벤트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은 정상회담의 의미를 매우 축소하는 발언이다"라면서 "남북평화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매우 등한시하는 말이다. 여야 간 합의 사안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