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3가역을 자주 지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노인들이 길게 줄 서 있는 풍경은 이제 제법 익숙하다. 이유는 4년째 종로 쪽방촌과 종묘공원을 찾는 독거노인과 빈곤노인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천사무료급식소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준비 없이 맞이한 노후
1950년대 평균 수명이 52세인 반면 현재는 평균 82.4세로 약 30년이나 길어졌다.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준비 없이 맞이한 노후로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인빈곤율 47.7%(통계청. 2018년),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한 처지에 놓여있다. 빈곤으로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가는 노인들은 이렇듯 무료급식소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령사회 진입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며 대한민국은 이미 작년 8월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2%를 기록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뒤 17년 만에 고령사회로 들어선 것으로, 세계 유례없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또한 60년대 초반 평균 출산 자녀수가 6.3명에서 현재 1.05명으로 저출산이 심각해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독거노인과 함께한 26년, 천사무료급식소
이에 1992년 정부의 지원 없이 몇몇의 자원봉사자들이 대구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으로 26개가 운영되고 있는 천사무료급식소는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가난한 대한민국 노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특히나 독거노인을 위한 이들의 배려는 깊다. 매주 1회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계기로 직접 찾아가는 시스템을 도입해 다음 방문까지 일주일 식량을 배달함과 동시에 독거노인의 생활을 직접 점검하는 방식으로 고독사 등 다양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문제의 화두가 되는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여 묵묵히 26년간 무료급식과 도시락 배달 등 독거노인과 가난한 노인을 위해 활동하는 천사무료급식소의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