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총리가 "멀쩡한 경제를 망가뜨리는 정책실험들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신호 포럼'에 참석한 이야기를 올리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순항 속에 우리 경제는 거꾸로 하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황 전 총리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s Outlook) 보고서를 보면 미국을 제외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영국,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정책 실패를 국가 재정으로 덮으려고 하지만 재정 퍼붓기만으론 일자리,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박원순 "지난 정부 정책 실패 장본인이 남 탓"
황교안 전 총리가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글을 올린 다음날인 10월 29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촛불 2년, 국정농단 장본인들의 남 탓 타령, 국민들은 어리둥절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2년 전 오늘(10월 29일) 광장에 울려 퍼진 분노의 목소리를 기억할 것"이라며 "민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을 들었다, 마침내 촛불은 승리했고 그 결과로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시장은 "그런데 어제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총리로서 국정농단 그 한가운데에 있었던 황 전 총리가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참으로 유감스러운 발언을 했다"라면서 "지난 정부에서 정책 실패를 만든 장본인으로서 '내 책임이 크다'고 해도 모자랄 상황인데 '남의 탓'을 한 것이다,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이어받은 우리 경제는 결코 멀쩡하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그 원인이라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황 전 총리는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기에 앞서 지금이라도 지난 정부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것이 총리를 지냈다는 분으로서 국민들에게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차기 보수 대선주자로 떠오른 황교안
황교안 전 총리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는 '정치 재개'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황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내년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할 것을 권유받고 있습니다.
또한, 황교안 전 총리는 보수층과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전체응답자와 중도층에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1위).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 속에서는 여전히 희망이 보였습니다. 허심탄회하고 꾸밈없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말입니다. 저도 이들 청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페친 여러분들의 동행을 기대합니다."- 10월 29일 황교안 전 총리 페이스북
정치를 떠나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겠다고 했던 황교안 전 총리는 차기 대선 주자로 손꼽히자, 슬그머니 "청년들과 함께하겠다"라며 정치 재개를 시사했습니다. 탄핵으로 파면된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책임져야 할 인물 중 하나인데도 말입니다.
박원순 시장의 지적처럼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 정부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국민들에게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조차 하지 않는 정치인이 대권을 바라보고 움직이는 모양새는 황당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