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창원에는 시인들을 기념하는 시비나 기념비는 곳곳에 세워져 있지만 일제 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이나 동상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열린사회희망연대(공동대표 이순일 등)가 12월 4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 옆에서 항일독립운동가 흉상(동상) 건립을 촉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흉상 건립을 제시한 독립운동가는 명도석(明道奭, 1885~1954) 선생과 김명시(金命時, 1907~1949) 장군이다.
마산에서 태어났던 명도석 선생은 1919년 3월 마산만세시위를 주도했고, 1921년 마산노동야학 교사로 항일교육에 힘썼으며, 신간회 마산지화 간사와 지회장 등을 지냈다.
명도석 선생은 1942년 창씨개명을 끝까지 거부했고, 1944년 8월 건국동맹 경상남도 조직책으로 활동했다. 정부는 1990년 그에게 애국장을 추서했다.
오동동 문화광장과 붙어 있는 마산시 동성동 189번지에서 태어났던 김명시 선생은 '여장군'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독립운동을 벌였다. 김명시 장군은 1930년 하얼빈에서 일본 영사관을 공격했고, 1931년 상해한인반제동맹을 조직했다.
중국에서 일본군 점령지구에서 항일투쟁을 전개했던 그는 '여장군' 내지 '백마 탄 여장군'으로 불리었다. 김명시 장군은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을 벌였다.
"오동동 문화광장에 항일독립운동가 기리자"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오동동 문화광장에 항일독립운동가 명도석 선생과 김명시 장군의 흉상(동상)을 건립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뻗히는 이때에, 마침 창원시가 근현대사 기념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며 "그 동안 우리 창원지역은 시민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만한 역사적 자산이 많음에도 이를 찾아내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다행히도 올해 '사람중심 새로운 창원'의 기치를 내걸고 새로 출범한 창원시 당국이 다가오는 2019년, 개항 120주년과 기미년 독립운동 100주년, 부마항쟁 40주년을 기념하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기념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동동 문화광장 귀퉁이에 쓰임새를 찾지 못한 자투리땅(오동동 177-2번지)이 있다"며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이 공간 주위에서 태어나고 활동하신 독립운동가 두 분의 흉상이나 동상을 세우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명도석 선생에 대해, 이들은 "평생 조국의 광복을 위해 다양한 독립운동을 하신 애국지사 명도석 선생의 집은 중성동 64-2에 있고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보통걸음으로 4~5분정도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김명시 장군에 대해, 이들은 "이분의 생가는 마산 동성동 189번지로써 흉상(동상)을 세우고자 하는 이 장소에서 불과 30m거리(광장 무대 뒤편)이다. 장군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 마산공립보통학교를 졸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분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활동한 곳에 기념 조형물을 세우는 일은 이 광장에 역사성을 부여하고 공간 미학적으로도 광장과 어울릴 것"이라며 "이곳에서 불과 50m 옆에 일본군위안부 소녀상이 있고 그 정면에서 10m 정도 건너편에 3,15의거 발원지 건물이 있다. 이야말로 금상첨화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장소다. 요즘 말로 도시 스토리텔링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제라도 온갖 고난을 겪으며 조국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고자 한 선열들을 기념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의무이거니와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일로써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앞으로 김명시 장군의 독립운동 공적이 인정되어 반드시 서훈이 추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시도들은 민주성지라고 자부하는 우리 고장을 더욱 싱그럽고 활기 넘치는 시민 합창의 장이되게 할 것이다. 이게 바로 '사람중심의 새로운 창원'을 만드는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1919년 기미독립운동 100주년인 2019년이 가슴 설레게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김영만 고문은 "김명시 장군은 사회주의 계열로 아직 우리 정부에서 공훈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밀양과 부산, 광주에는 같은 사회주의계열의 독립운동가가 훈장 추서는 물론 기념사업이 이루어졌다. 제대로 시민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