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문재인 정권 하에서 정치보복으로 안타까운 죽음이 생기는 것을 중단시키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 차려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빈소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동향을 사찰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투신 사망했다. 특히 유서를 통해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
김 원내대표도 이 전 사령관의 사망을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 탓으로 돌린 것이다. 그는 이날 "이재수씨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면서도 "계속된 안타까운 죽음에 너무나 분통스럽고 마음이 아파 혼자 조용히 왔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과잉수사와 정치보복으로 언제까지 안타까운 죽음을 만들 것이냐"며 "검찰의 칼날이 이 전 사령관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사령관의 죽음을 정치보복으로 연결하는 이는 김 원내대표만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국가안보기관인 기무사마저 적폐로 몰아 청산하기 위해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며 "고인의 자결은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격 나선 보수 세력... "문 대통령은 세월호 물귀신이냐"
특히 보수 진영은 이 전 사령관의 유서가 공개된 지난 8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 저녁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박지만씨와 함께 이 장군(이 전 사령관)을 본 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며 "이 정권의 적폐몰이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을 감시했다는 구실로, 이 장군과 부하들을 뒤졌다. 혐의가 확인되지 않으면 별건으로 뒤지고, 여론몰이로 쥐 잡듯 했다"며 "문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를 위해 헌신해 온 군인들을 지옥의 야차처럼 다루고 있다. 김정은은 계급의 동지이고, 우리 군인들은 계급의 원수이냐"고 주장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살기등등한 적폐청산의 칼끝이 또 한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며 "문재인 정부는 과도한 적폐청산의 칼춤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의 집착은 새로운 적폐로 남아 결국 자신들에게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 밖에 나와 있는 인사들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죄 없는 사람 압박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 그건 무슨 죄로 물어야 하나. 자유당 말기 현상과 꼭 같다"며 "악업을 치를 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같은 날 "이 전 사령관의 유서가 문재인의 폭정을 죽음으로 웅변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가 아니라 세월호 물귀신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사령관은 부하들에게 책임이 없다며 모든 걸 안고 갔지만 문 대통령은 모든 걸 남에게 떠넘기며 김정은만 짝사랑하고 있다"며 "이런 종북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가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