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일 시무식에서 박원순 시장이 입장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헌정한 음악을 연주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거리가 됐다. 박 시장이 논란에 대해 사과했고, 노래를 만든 작곡자 김형석씨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발단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9년도 서울시 시무식. 서울시 25개 자치구 구청장들에 이어 박 시장이 입장할 때 울려 퍼진 연주곡이 뒤늦게 시빗거리가 됐다. 이 노래는 작곡가 김형석이 2017년 9월 음원을 공개한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
김씨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과 영국 등 여러 나라의 경우 대통령이 입장하거나 퇴장 할 때만큼은 대통령을 상징하는 별도의 음악이 있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을 상징하는 음악이 없다는 것은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노래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에게 헌정한 이 노래는 같은 해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등 일부 행사에서 사용됐지만,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는 아니다. 사전 리허설과 본 행사에서 이 노래가 연주될 때도 행사장에 있던 대다수는 '대통령 헌정곡'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시무식 동영상이 뒤늦게 공유되며 '잘못된 선곡'의 문제가 소셜미디어에 부각됐다. 서울시 행사에 대통령 헌정곡을 사용한 것도 부적절했지만, 공교롭게도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박 시장의 입장곡으로 사용된 것이 시장에게 더 뼈아픈 대목이었다.
박원순 "있어서는 안될 일... 깊이 사과의 말씀 드린다"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부 업체에 행사 진행의 일부를 맡겼는데, 이 업체가 입·퇴장시 사용할 음악을 고르는 과정에서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부분을 따지다가 문제의 음악을 고르게 됐다"며 "그러나 외부에 일을 맡겼다고 해도 사전 모니터를 하지 못한 책임은 크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오후 2시경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실무진들의 부주의도 다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김형석 작곡가가 대통령께 헌정한 곡을 쓴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상심하셨을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는 더욱 꼼꼼이 챙기겠습니다."
박 시장의 오성규 비서실장도 작곡가 김형석씨에게 별도로 전화를 걸어 이번 일을 사과했다.
김형석씨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박 시장과 함께 다녀온 일을 거론하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오히려 공식 행사에서 내 곡을 써 줘서 고맙다. 시장이 이번 일로 너무 마음이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