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난 것을 "믿기 힘들 정도로 좋았다"라고 표현하면서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미국 현지시각)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의 공격으로 사망한 미국인 4명을 애도하기 위해 도버 공군기지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전날(18일) 김영철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것과 관련해 "어제 북한 측과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만남을 가졌다"라며 "(만남은) 거의 2시간 동안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지난 17일(미국 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미고위급 회담을 진행했고, 이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90분간 면담했다.
이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은 2월 말께 열릴 것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발표했다. 다만 개최 장소는 "추후에 발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월 말께 만나기로 합의했다"라며 "장소는 결정했지만 나중에 발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당한 진전' 이뤄졌나... 북미 정상 친서 교환까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한, 언론에 보고되지 않은 많은 진전(o lot of progress)을 이뤘고, 다른 많은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북한과 관련해 매우 잘 돼가고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끈다.
이는 이번 북미고위급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김 부위원장 면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는 물론이고 '의제'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회동에서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는 '추가 비핵화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는 그에 상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재 해제 조치'가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을 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대북제재 완화 조치와 맞바꾸는 '북미 간 빅딜 가능성'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19일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우리 정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지난해 남북미 세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토대로 관련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철 부위원장은 19일 오후 3시 47분(미국 현지시각)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