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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역 찾은 민주당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대합실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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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당 대표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자유한국당에 대해 싫은 말 안 했다. 그러나 어제 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대선 불복을 어떻게 말한단 말이냐."
"자유한국당이 할 일이 따로 있지, 김 지사 재판을 가지고 왜 청와대 앞에 가서 대선 불복이라는 망동을 하나. 엄중히 경고한다."
공식 석상에선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당을 향해 격앙된 발언을 쏟아냈다. 목소리도 이따금 높아졌다. 1일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용산역 귀성 현장에서 진행한 현장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다. 한국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 판결을 두고 '대선불복' 공세를 할 만한 자격이 있느냐는 분노였다.
"감히" 두 번 내지른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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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귀경길 인사 나선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대합실에서 설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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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을 '탄핵 세력'으로 규정하며 "감히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하느냐"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여러 분(한국당) 대통령을 했던 사람이 탄핵을 당했다"라면서 "그런 자세를 버리고 국회에 임하길 바란다, 1월 국회도 응하지 않더니 2월 국회도 참여하지 않고... 뭘 하겠다는 건가, 정당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를 주장한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현직 대통령 수사를 촉구하는 등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을 감히 법사위원장이란 사람이 말하는 걸 보면서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라면서 "대선이 끝난 지가 언젠데 이제와 대선 불복을 의미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공당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최고위원은 김 지사 판결문을 분석했다. 유죄 선고 기준이 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김 지사가 직접 목격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허점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박 의원은 "(재판부는) 경공모 사무실을 떠나며 김 지사가 드루킹과 악수를 했다면서 '악수가 (킹크랩에 대한) 승인이 아니냐'라고 했다"라면서 "저도 라디오에 출연하며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를 한다, 제가 뭘 승인 한 건가, 그런 식으로 공백을 짜 맞춰 이뤄진 판결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런 허술한 판결로 한국당에선 대선 불복까지 암시하는 상황인데, 이는 철저히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 직전 안팎으로 대혼란... '예타 면제' 강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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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서울 용산역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예산반영 없는 장애인등급제 폐지에 항의를 전달하고 있다. |
ⓒ 조혜지 | 관련사진보기 |
"우리 이해찬 만나러 왔다고! (이 대표) 장애인 비하발언 아시죠. 그게 당 대표가 할 말이에요?"
"설 선물이 아니라, 비정규직 직접 고용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셔야 합니다."
애당초 역사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기 위해 용산역을 찾은 당 지도부는 최고위 전후 일부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았다.
특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박 2일 농성을 열고 이해찬 대표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은 장애인등급제 폐지에 대해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회의실 문 앞에서 대기하던 농성자들과 철도 경찰, 당직자 및 취재진이 뒤섞여 한동안 아수라장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노조원들 또한 승강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시민들과 악수 중인 이 대표를 향해 '노동자가 죽지 않는 안전한 사회' 등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고 김용균씨의 산재 사망 사고 후속 대책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이들과 대화하며 "(고 김용균씨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오늘 오전 11시에 대책회의를 통해 당 안을 내기로 했다,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설득했다.
손혜원 의원(무소속)의 목포 근대 건축물 부동산 논란에 이어 서영교 의원의 재판 민원 청탁 의혹, 김경수 지사의 구속까지. 겉으로 비친 혼란 외에도, 민주당은 설 연휴를 앞두고 터진 잇단 악재로 이 대표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들에게 전달한 홍보물에는 이들 논란에 대한 만회를 위한 당 차원의 고민이 집약돼 있었다. 24조1000억 원 규모의 전국 단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항목을 지도로 이미지화 한 자료는 물론, 북한 헬기 용인 기습 남하, 박근혜 정부 청와대 특활비 36억 원 절약 등 '허위조작정보'로 규정한 거짓 뉴스 10개를 추려 배포했다. '손혜원·서영교·김경수' 논란과 관련한 해명은 따로 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