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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주최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토론회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최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토론회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대대 규모 북한군의 광주개입설 같은 황당무계한 억지, 최소한의 인식 능력만 있어도 허구성을 곧바로 알 수 있는 주장에 넘어가는 것은 자기 폭로가 된다. 600명의 군인들이 흔적도 없이 나타나 유혈사태를 저지른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것은 투명인간이 아니면 불가능하고 SF 영화로도 만들 수 없는 일 아닌가?"
 

보수 논객으로 대표되는 조갑제씨가 2013년 5일 자신의 누리집에 '광언을 광언으로, 거짓을 거짓으로 이길 수는 없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의 일부다. 5.18 모독 공청회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등 한국당 '망언 3인방' 의원의 주장과 극우 논객 지만원씨의 '북한군 개입설'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이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최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지씨의 주장과 같은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왜곡, 날조 내용을 조갑제씨의 글 등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5.18 유공자 귀족 예우설, 과격시위로 인한 강경 진압, 광주교도소 습격설, 자위권차원의 발포와 같이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 조사결과보고서 등으로 정부 차원에서 검증이 끝난 사실도 마찬가지였다. 토론회 중간 중간 참석자 틈에서 '참나' 같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5.18의 고통은 현재형... 역사부정죄 적용 근거"

반복해서 왜곡하면, 규명한 진실로 다시 반박하는 20여 년의 동어반복. 이는 민주당과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이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인에 관한 처벌법'과 같은 실질적 처벌 법안 만들기에 뜻을 모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법학전문가들도 희생자와 유가족, 주변인물들의 피해가 현존하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부인, 차별, 왜곡 행위들에 관해선 규제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씨와 같이 역사를 부정하려는 개인 또는 집단이 가할 수 있는 차별과 폭력에 여전히 노출된 '현재진행형'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한, 그 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다만 국회가 형사처벌에만 목을 매기만 해선 안 된다는 쓴 소리도 나왔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한국의 유공자 중 '저 유공잡니다' 말하는 것이 꺼려지는 집단이 어디에 있을까. 5.18 유공자들은 그렇다. 관련자들이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고통 받는 여러 실증적 자료들이 제시됐다. 5.18의 고통은 현재적이다. 5.18에 대한 부정은 역사부정죄 논거 중 피해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 측면에서 적용될 수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가 '형사처벌만 되면 다 해결된다'는 식의 방식 대신 "우리 사회에서 5.18 역사 부정만큼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차원에서 '역사부정죄'에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5.18 역사 왜곡에 대한 형사 처벌은 하나의 방법이지,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 5.18에 대한 교육이나 (역사부정 시 집단 내서 처벌하는) 자율규제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형사 처벌을 같이 해야 의미가 있다. 형사 처벌이면 다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한 역사적 진실 여부를 넘어 생존 피해자와 소수자에 대한 인간 존엄성 침해와 폭력 여부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사부정죄의 적용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존 피해자들의 문제를 생각한다면 5.18 민주화운동 하나 정도가 (역사부정죄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라고 본다"고 해설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망언 3인방 추방, 국회 역량 시험대" 

김재윤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 5.18 피해자들의 '현재성'에 주목해 법안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18 만큼은 20여 년 간 계속 폄훼 발언이 나온다. 이를 듣는 희생자들의 가슴은 무너지고 피눈물이 난다"면서 "한 사람은 편하게 자기 사상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명예훼손을 넘어 개인의 정신적 살해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표현의 자유 가치와 처벌 법안이 충돌할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법안 구성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독일은 (관련) 형법 130조 3항을 만들면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할 땐 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해 놨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위법성조각의 사유(위법 구성 요건을 충족하나 실질적으로 위법이 아니라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필요하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헌법 소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현재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5.18의) 역사를 재구성한 것이다. 그들 머릿속에는 5.18 대신 자신들의 정치적 상황만이 들어갔고, 물꼬를 트기 위해 5.18을 동원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날 토론회 현장에서는 '망언 3인방'에 대한 날선 비판도 함께 터져나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자 그대로 자유민주 기본질서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라면서 "우리 사회처럼 극단적인 양극화 체제에서는 그 자체로 표현이 아닌 선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망언 3인방 추방'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자율적 규제에 우선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국회가 그런 발언을 하는 이들을 국회서 추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느냐 하는 실험대에 올라있다"라면서 "법 심사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등의 고민을 충분히 반영해 5.18을 놓고 국론 분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5.18#김진태#광주#홍영표#국회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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