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교 내의 친일잔재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전교조 서울지부는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을 제안했다.
서울지부는 15일 "전국 대부분 학교에 친일 반민족 행위자 동상과 그들의 이름을 딴 기념관이 버젓이 남아 있다"며 "친일 음악가가 작곡하거나 작사한 교가를 합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학교에 남아 있는 친일파의 동상 철거 ▲친일파의 이름을 딴 기념관의 이름 변경 ▲친일 음악가가 작사·작곡한 교가 폐기 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서울지부는 서울 지역의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친일파 동상과 기념관 존치 여부, 친일 음악가가 작사·작곡한 교가 현황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서울시교육청도 전수 조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전교조 충남지부와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도 성명서를 통해 "친일 반민족행위자들이 만든 교가를 충남지역 학교도 상당수 사용하고 있다"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학교의 교가를 전수 조사해 친일파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에 광주제일고등학교 등도 현제명 등 친일 음악가들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변경하기로 했다.
3·1혁명 100주년과 건국 100주년, 해방 74년을 맞아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 유아기 자녀들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은 '수준이 낮거나 미숙하다'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는 유치원(幼稚園)이라는 이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유치원'이라는 일본식 이름도 '유아 학교'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으며, 현재 관련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수·우·미·양·가'라는 성적표기 방식은 일본 전국(戰國)시대에 사무라이들이 누가 적의 목을 많이 베어오는가에 따라 표기하던 용어다. '수우양가'로 사용하던 용어는 해방 후 일제강점기의 학적부를 생활기록부로 바꾸면서, '미'를 추가해 5단계 성적표기 방식을 만들었다. 해방 74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학교에서 식민지 잔재 청산 문제는 이 정도가 끝이 아니다. 충남과 광주시교육청은 식민지 시대 교명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제일중학교, 동중학교, 서중학교, 중앙고등학교, 제 1 고등학교 등 순서나 방위를 나타내는 이름은 식민지 시대 잔재다. 일본의 수호신이 태양신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동중학교는 일본 학생이, 서중학교는 조선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황국신민 정신을 주입하기 위해 시행하던 애국 조례며 학교장 훈화도 그대로다. 일본식 군국주의 교육의 잔재인 '차렷, 경례'도 그대로다.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는 두발·복장 검사, 지각생을 단속하던 교문지도, 조회 같은 문화는 바꿀 생각조차 못 하고 있다. 식민지 시대부터 계속되어 오던 수학여행은 얼마나 교육적이기에 현재 진행형일까?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지 74년이 지난 지금, 식민지 잔재 청산도 못하면서 일회성 행사로 건국 100주년, 3.1혁명 100주년 기념행사만 치른다고 애국정신이 과연 살아날까?
친일파가 만든 애국가를 부르고,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부르면서 어떻게 학생들에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겠는가?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광주와 서울 그리고 충남 교육청의 일본강점기 교명 바꾸기 운동과 전교조 서울지부의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 운동'은 전국단위로 확대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뉴스프리존> <충청메시지>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