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일부 복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잭 리우, 제니 타운 연구원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5일 낸 보고에서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일부 시설이 복구됐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3월 2일 찍힌 디지털 글로브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2월 16일부터 3월 2일 사이에 이 구조물들을 재건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7월 일부 핵심 시설 해체 움직임이 관찰된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곳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우선 미사일 발사장의 대형 궤도 이동 구조물이 재조립된 것이 확인됐다. 구조물의 높이가 이전보다 높아졌고 새로운 지지대도 설치됐다. 지난 2018년 7월 위성사진에선 이 구조물의 지붕과 지지구조물 일부, 4개 벽 중에 2개의 벽면이 해체됐는데, 최근 다시 복구된 것이다.
미사일 엔진 시험장에선 엔진을 올려놓고 연소시험을 하던 시험대의 지지 구조물이 재조립된 것이 관측됐다. 지난 2018년 7월엔 시험대의 상부 구조물이 하부 콘크리트 구조물만 남긴 채 완전히 철거됐는데, 해체 이전 상태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복구돼 있는 모습이다. 또 지난 7월 해체됐던 연료/산화제 벙커의 지붕도 다시 설치됐다.
올 3월 2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상당 부분 복구가 이미 이뤄졌고 이같은 작업에는 시일이 꽤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복구 작업은 지난 2월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불발 이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동창리 미사일 시설, 싱가포르 회담서 폐기 약속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서훈 국정원장은 '영변 핵시설 가동 징후는 없으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일부 복구 움직임이 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
이 곳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약속한 곳이다. 남북공동선언에도 이같은 내용을 명시했다.
이 시설을 복구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서 원장은 '회담이 잘 됐을 경우, 외국 검증단 참관 하에 폭파하게 될 텐데, 이미 다 해체된 것을 폭파하기보다는 번듯한 상태에서 폭파하는 것이 향후 협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고, 회담이 잘 안됐을 경우엔 미사일 발사대로 활용하기 위해 복구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어떤 목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창리 미사일 시설은 지난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폐기하겠다고 한 곳이다. 이 시설의 폐기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구두로 약속했다고 알려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이 시설을 폐기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