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의 대천농협 임원(상임이사, 비상임이사)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돈 선거 의혹과 관련 당시 후보로 나섰던 한 후보가 "당선된 모든 이사가 (이사직을) 대의원에게 돈 주고 샀다"는 쓴 고발 글 전문을 입수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말 개최된 대천농협 임원선거에 후보로 나섰던 A씨가 다음 날인 지난 달 1일, 대천농협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고발 글 전문을 확보했다.
A씨는 이글에서 "임원선거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도 모 지역에서는 (유권자인) 대의원을 모아놓고 술, 밥사고 특정 후보는 떨어트려야 한다고 선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 OOO 후보가 참석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며 "노골적인 부정선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모든 후보가 대의원(약 140명)에게 30-35만 원씩 다 줬고 저도 30만 원씩을 110명에게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당선된 모든 이사는 대의원에게 돈으로 샀다"고 덧붙였다. 대천농협 임원 선거에는 11명(상임이사 후보 2명, 비상임 이사 9명) 이 후보로 나섰다. 최소 30만 원을 씩을 계산해도 대의원 1인당 전원에 약 300만 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총액은 4억 여 원으로 추정된다.
A 씨는 또 자신이 모 후보로부터 받은 선물과 상품권을 증거로 대천농협선거관리위원회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가만히 있어도 선거 때만 되면 술, 밥사고 돈 싸서 오니 대의원을 서로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잘못을 반성하고 총대를 메겠다"며 "돈으로 당선된 모든 이사의 사표를 받고 재선거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천농협 선거관리위원회는 A씨가 제기한 민원을 철회하자, 파문을 우려해 사안을 덮기로 했다. 경찰은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A씨의 제보 글을 확보하는 등 돈 선거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선된 비상임이사 7명이 모두 사임한 상태다. 대천농협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비상임이사에 대해 재선거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돈 선거 논란이 13일 예정된 대천농협 조합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천농협 조합장 선거에는 최동섭, 김중희, 조양희, 양완수, 김민구 후보(기호순) 등 모두 5명이 후보자로 등록, 5대1의 경쟁률을 보인다.
오는 13일 제2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실시된다.
아래는 A 씨가 임원선거 직후인 지난달 1일, 대천농협 선거관리위원들에게 보낸 글 전문이다.
대천농협 선거관리위원님께.
이번 비상임이사 선거 보셨지요?
돈과 밥과 술로 얼룩진 선거였고, 남을 비방하고 번호를 대며 몇 번 찍지 말라고 회의장 입구에서 노골적으로 전 대의원에게 일일이 선동했습니다. 전 조합장이 '50당 30락'(50만 원 쓰면 당선, 30만 원 쓰면 낙선)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며 돈 안쓰는 공명한 선거를 당부했습니다.
위원님. 상임, 비상임이사 선거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지요.
그러나 모 지역에서는 대의원을 모아놓고 술밥 사고 오던 사람을 떨어트려야 한다고 선동하고, OOO지역 대의원은 2번이나 술밥사고 OOO 후보자가 참석, 인사하고, OOO 대의원은 다른 대의원들에게 누구를 찍으며 안 된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부정선거입니다.
대천농협을 위해서라도 제가 희생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30만원씩 각 110명에게 돈을 줬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후보가 30-35만 원씩 다 줬습니다.
위원님들. 이번 당선된 모든 이사는 대의원에게 돈으로 샀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의원 선거 또한 머리 터지게 서로 하려고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선거 때만 되면 술밥 사고 돈 싸서 오니까요.
제가 잘못을 반성하고 총대를 메겠습니다. 돈으로 당선 돈 모든 이사 사표를 받아 재선거를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직접 검찰에 고발하겠습니다.
저부터 처벌받겠습니다. 제가 돈을 준 대의원 명단과 모 후보자로부터 받은 선물과 상품권을 증거로 제출하겠습니다
2019년 2월 1일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