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강원 인제군 남면 남전리 약수터 근처 44번국도 주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강풍이 불고 건조했던 이날 오후 2시 45분 무렵 산불이 신고됐으며, 오후 9시까지 약 10헥타르를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도 지난 밤부터 행정안전부와 강원도청으로부터 "동해안 전 지역 대형산불주의보, 강풍경보, 건조주의보 발령, 소각금지 등 산불조심하시기 바랍니다"란 경보 문자를 연속해서 받고 있다.
필자는 인제 산불이 빠른 시간에 진화되기를 바라며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원에서도 오후 7시 20분 무렵 산불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원암리엔 친구 아버님이 거주하시기에, 속초 시내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친구는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 아버지 집도 걱정된다. 근처인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연락은 드렸니" 묻자, "지금 전화가 들어왔다. 다시 통화하자"는 얘기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20분가량 지나서 친구와 전화가 다시 연결됐다. "아버님은?" 하고 안부를 물었다. "지금 (아버님 집에) 가다 돌아왔는데 접근할 수 없다. 큰일 났다. 아버지는 일단 다른 마을로 피신했다는데, 집이 어떻게 됐는지 가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친구는 숨이 찬 목소리로 말한 뒤 다시 "전화가 왔다"며 끊었다.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속초 시내까지 위험한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기엔 강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도로 주변 변압기 폭발이 고성 산불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