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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6일 남북 군사당국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를 마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맨 왼쪽)이 종결 발언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이다.
 2018년 10월 26일 남북 군사당국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를 마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맨 왼쪽)이 종결 발언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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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한국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북한 매체들은 고강도의 대남 비방 공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군사합의서 이행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합의서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3월 군사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이다.

당초 지난 1일부터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사업도 북측의 답변이 없는 가운데, 우리 측 단독으로 발굴 기초 작업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는 연일 대남 비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날 2일 한미 공군이 실시하는 한미 연합 탐색구조훈련(퍼시픽 선더 훈련)과 미국 해안경비대 버솔프 경비함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검문검색 훈련 등을 언급하며 비난했다.

이 매체는 "이것은 모처럼 마련된 긴장 완화 분위기를 파괴하려는 위험한 군사적 도발이며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확약한 싱가포르 조미(북미) 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도 같은날 "이것은 결국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운운하는 '평화' 타령이란 한갓 내외여론을 기만하기 위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일한 주장을 펼쳤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8일에도 '대결과 평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우리 군이 단독 실시하는 군사훈련인 '쌍룡'과 '맥스 선더'를 거론했다. 이 매체는 "이 훈련들이 북한을 노린 침략적, 도발적 성격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쌍룡 훈련은 매년 미국과 연합훈련으로 진행하다가 올해는 한국군 단독으로 진행하기로 했고, 연례 한미 연합공중전투훈련인 맥스 선더 역시 우리 군 단독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 군 단독의 훈련에 대해서도 남북선언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 매체는 "남조선 군부 세력이 '미군이 빠지면서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느니 '훈련 일정이 단축될 전망'이라고 변명한다"며 "하지만 이것이 북남 선언들을 스스로 부정하고 뒤엎는 무분별한 행위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연일 대남 비방 공세 열 올리는 북한의 속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 김정은, 노동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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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전력증강 사업도 북한 매체의 단골 비난 소재다.

<메아리>는 지난 8일 'F-35A 반입, 본심이 무엇인가'란 제하의 기사에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적대행위로서 온 겨레의 염원과 우리 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며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비난했다.

북한 매체는 급기야 정부가 최근 공개한 '2019년도 남북관계발전 시행계획(아래 시행계획)'도 맹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9일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행계획에 대해 "민족의 기대와 염원에 맞게 자주적 입장에서 북남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은 꼬물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좋게 발전하던 북남관계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것은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국과 남조선 보수세력의 압력에 겁을 먹고 기가 눌리운 당국의 주대 없는 처사 때문이라는 것이 남조선 각 계층의 일반적 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 문제를 주관한다고 하는 통일부가 북남선언들의 이행에서 주동적인 역할은커녕 미국과 남조선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며 이렇다 하게 해놓은 일이 없지 않은가"고 혹평했다.

같은 날 이 매체는 정부가 2018년 실시한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 결과를 공개한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초보적인 상식도 없는 무례한 처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민족끼리>는 "몇 달 동안 '제재의 틀'에 묶여 속수무책으로 앉아있던 남조선 통일부가 얼마 전 북남철도 및 도로공동조사 결과와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하는 놀음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매체는 "보고서에는 북의 철도와 도로실태에 대한 내용들이 잡다하게 열거되어있다"면서 "이것은 경제협력사업에서의 초보적인 상식도 없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모르는 무례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최근 북한 매체가 잇따라 남한 정부를 거세게 압박하는 것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대북제재 조치가 완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1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어떤 합의를 도출할지에 따라 북측의 반응도 달라질 것은 자명하다.

9.19군사합의 이행이 북측의 무반응으로 답보상태에 빠진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군 당국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태그:#군사합의, #한미정상회담, #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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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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