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나무들이 한창 물이 오르고 있다.
이 시기에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지 호수공원 제1주차장에는 가지치기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그런데 우리말 '가지치기 공사'라고하면 좋을 것을 '전정공사'라고 써놓았다.
여기서 '전정(剪定)'이란 일본말 센테이(剪定, せんてい)에서 나온 것으로 구태여 쉬운 우리말 '가지치기'를 놔두고 이런 어려운 말을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신문에서 '전정(剪定)이란 말이 등장하는 것은 1917년 2월 14일치 <부산일보> '과수의 동절기 전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를 시작으로 1920년대를 거쳐 60년대까지 줄기차게 '전정(剪定)' 이 쓰이고 있다.
나이든 사람들은 '전정'을 이해할 수 있을 지 모르나 호수공원 펼침막에 써놓은 이 말 뜻을 이해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펼침막을 써붙일 때는 그것을 보는 시민들이 무슨 뜻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골라 썼으면 한다. 자기 나라의 쉽고 고운 말을 놔두고 일본말 ''전정(剪定)'이라니, 낱말 하나에서도 겨레의 자존심을 찾자는 말은 지나친 참견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정 : 식물의 겉모양을 고르게 하고 웃자람을 막으며, 과실나무 따위의 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곁가지 따위를 자르고 다듬는 일. =가지치기."라고만 되어 있을 뿐 이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 일본말이라고 반듯하게 표시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