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북정동 주민들이 악취 저감 대책과 관련해 경남도의원과 논란을 빚고 있다.
'악취저감을 위한 북정동 주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4월 30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악취를 저감하라고 서명했더니 악취관리구역 지정 서명지로 둔갑이 웬 말이냐?"며 "악취관리지역 지정 추진 철회"를 요구했다.
대책위가 언급한 '서명지'는 양산시 삼성‧북정동 주민 1300여명이 참여해 지난 1월 경남도와 양산시에 접수된 '악취관리구역지정 촉구 서명지'를 말한다. 한옥문 경남도의원(양산1)은 지난 1월 23일 열린 경남도의회 임시회 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양산 산막일반산업단지 악취관리지역 지정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한 의원은 "산막일반산업단지와 북정동 공업지역의 경우 주거지역과의 이격거리가 50~100m에 불과하여 공장과 주거지역이 붙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근거리에 있는 이들 공장에서 내뿜는 악취로 인하여 북정동에서 거주하는 1만세대의 주민들은 오랜 세월동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 받아 왔다"고 했다.
한옥문 의원은 이곳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양산 북정동 공업지역과 같이 고질적인 악취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 대해, 경남도 차원에서 아무런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본 의원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막일반산업단지를 악취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관리하여 오랜 세월 악취로부터 고통받아온 양산시 북정동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고 도내 전역에 대한 악취 발생 예방과 저감을 위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악취관리구역' 지정에 반대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주민은 "우리는 서명했을 때 악취관리구역 지정을 위한 것으로 인지하지 않았다"며 "구역으로 지정해 놓으면 합법적으로 더 안 좋은 공장도 들어오고, 악취 배출시설을 달고 공장들이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주민들은 그때 당시 대부분 악취를 저감하는 서명이라 여기고 서명을 했지 악취관리구역 지정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도 없을뿐더러 누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인근이 악취관리구역이 되는 것을 원한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들은 "악취관리구역은 '여기는 냄새나는 지역입니다'는 낙인을 찍는 상황인데 주민들 어느 누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겠다는데 이렇게 쉽게 찬성한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또 이들은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절박함에서 서명한 서명지가 어떻게 도의회에서 우리도 모르게 '악취관리구역'지정을 위한 서명지로 둔갑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이해 당사자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공청회를 연다거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숙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지역 주민들도 모르는 악취관리구역 지정은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이다. 당장 공론화하고 숙고하여야 한다"며 "악취를 저감하라고 서명한 서명지가 어떻게 하여 악취관리구역 지정 촉구 서명지가 되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옥문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구역 지정을 위해 서명을 받아 경남도에 접수되었다. 악취 저감을 위해서는 구역 지정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