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고위 주재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최고위 주재한 손학규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29일 '정병국 혁신위원회(아래 혁신위)' 구성을 놓고 충돌했다. 유승민계·안철수계 최고위원들이 '정병국 전권 혁신위'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으나, 손학규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의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 여파 이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다시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사실 '정병국 혁신위'는 지난 4월 손학규 대표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그는 4.3 보궐선거 패배 후 불거진 지도부 사퇴 요구에 "추석 전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며 이를 제안했다.

그러나 김수민 최고위원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지난 27일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없이 다루고 최고위는 이 결정을 조건 없이 수용한다"는 이른바 '전권 혁신위'로 그 위상을 수정 제안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손 대표는 자신의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 구성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유승민계는 '당대표 퇴진 후 혁신위 구성'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유승민계·안철수계 '손학규 결단' 촉구... 이준석 "추석까지 107일"

이 같은 상황은 이날 오전 8시 30분 또 다시 변했다. 하태경·권은희·이준석·김수민 최고위원과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시작 30분 전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병국 전권 혁신위' 설치를 최고위 의결 안건으로 상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계가 입장을 바꿔 안철수계와 손을 맞잡은 셈.

이들은 특히 지난 27일 최고위 당시 "(정병국 의원이 아니라) 당 화합을 이끌 중립적 인사여야 한다. 당 내외에서 혁신위원장 인사를 모시겠다"는 손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전향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 정 의원이 아닌, 다른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제안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의도가 불순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최고위에서도 "손 대표가 마음을 비우고 수용해달라(하태경)", "시대에 맞는 정치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권은희)"며 손 대표에게 압박을 가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더 나은 혁신안이 있으면 빨리 제안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회차 최고위 기념으로 알려드린다. 추석까지 107일 남았다"라고도 덧붙였다. 손 대표 스스로 약속했던 '사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였다.

손 대표 측의 입장도 변하지 않았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회의 중 "혁신위원장 위촉 등 인사권은 대표의 권한이므로 존중돼야 한다"며 이들의 공세를 방어했다.

손 대표도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건 정치공세라고 본다. 저는 정치 공세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또 "혁신위원장의 조건은 공정성, 독립성, 중립성이다. 혁신위를 되도록 빨리 구성하려 한다"면서도 "혁신위에 성역 없다는 게 대표 퇴진·거취를 얘기하는 것이라면 저는 반대한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정병국 의원 본인도 현재 혁신위원장 제안에 적극적이지 않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 그는 "혁신위는 내가 제안했고 정병국 의원에게 말씀드렸지만, 정 의원이 선선히 (위원장직을) 받아들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의원은 혁신위원장직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정병국 의원이 위원장직을 수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 의원) 본인이 받아들일지 여부는 여쭤봐야 하지만 당 구성원들이 다 요청하면 최다선인 정 의원도 받아들이겠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혁신위 구성을 둘러싼 내홍은 오는 6월 초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는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하는 혁신위는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데, 퇴진을 전제하지 않고 하는 것도 혁신이 아니다"라며 "의원들이 다음 의총에서 이 부분을 안건으로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6월 4일 의원총회를 개최하려 한다. 이 안건(정병국 혁신위 구성)도 의총 안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손학규#오신환#정병국 혁신위#의원총회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