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은 12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어떠한 세부 사항도 담겨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지난 10일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하며 "매우 따뜻하고 좋았다"라며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친서가 '생일 축하 편지'(birthday greeting)라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은 오는 14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친서가 전달된 타이밍이 중요하다(timing is crucial)면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친서를 보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정상의 첫 만남을 '지속적인 성공'으로 홍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친서에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를 완전히 단절하거나 핵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도 담겨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 관리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친서가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 '재설정'(reset)의 의도로 본다며 과거에도 두 정상은 친서를 통해 정상회담을 추진하거나 취소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CNN은 미국 정부 관리들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새로운 카운터파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비건 특별대표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였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한 책임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