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약속을 지켜달라"며 경남도청 마당에서 농성을 벌인다.
7월 7일 도민운동본부는 도민운동본부 강수동 공동대표와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8일 오전 8시 30분부터 경남도청 마당에서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경수 지사님,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약속 지켜 주십시오"라고 쓴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있기로 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지난 6월 4일부터 한동안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박 지부장을 만났던 김경수 지사는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잘 될 것이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와 도민운동본부는 2013년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의해 옛 진주의료원이 폐업한 뒤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을 벌여왔다. 이들은 옛 진주의료원과 같은 역할을 할 공공병원이 서부경남지역에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지사는 각각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공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을 약속했고, 김경수 지사는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신설'을 도정 6대 중점과제로 채택하고 "서부경남에 공공의료를 대폭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혁신형 공공병원'과 관련해 현재 연구용역 과정에 있다. 건립후보지 선정을 위한 경남도 연구용역이 오는 7월 18일 발표될 예정이고, 보건복지부는 7월 중에 '지역책임의료기관 선정 방식'을 발표할 예정다.
그런데 지난 6월 27일 열린 '경남 공공보건의료 확충 자문단회의'에서 경남도는 해당 진료권(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 공공의료를 책임질 지역책임의료기관 확충 방식으로 ▲ 민간병원 공모·지정 ▲ 공모신청 없을 시 경상대병원 지정 건의 ▲ 공공병원 설립의 세 가지 방안을 제출했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도민운동본부는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에 부정적인 쟁점사항을 강조하며 설립 타당성과 정당성을 훼손하는 내용만 열거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건립 후보지 선정이라는 최초 연구용역의 목표는 사라져 버렸다"며 "그러면서 '공공의료 대폭 확충'과는 거리가 먼 '민간병원 지정'이나 현재 국립대병원이면서 3차 상급병원인 경상대병원에 2차 병원이 될 지역책임의료기관 역할까지 맡기겠다는 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도민운동본부는 "민간 병원 지정이나 대학병원에 2차 병원 역할까지 맡기겠다는 것은 '공공병원 설립·확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전체 5% 공공병원을 조금이나마 늘리기 위한 이번 계획마저 실행하지 못한다면 '공공의료 강화'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도민운동본부를 비롯한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단체들은 지난 6월 19일 김경수 지사한테 서부경남 공공병원과 관련한 '공개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직 경남도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
도민운동본부는 "김경수 지사는 취임 후 수차례 면담 요청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6년간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의 간절한 바람을 끝까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으로 고통 받은 환자와 가족, 노동자들, 밀양송전탑 문제로 힘들었던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 경제위기로 대규모 실직위기에 처한 조선소 노동자들을 먼저 초대해 위로의 말 한마디 전해주진 못하더라도 수차례 요청에 한번 만나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기에 또다시 땅바닥에서 농성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강수동 대표와 박석용 지부장은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경남도청 옥상 방송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던 적이 있다. 도민운동본부는 "6년 전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을 막기 위해 도청 철탑에 올랐던 두 노동자가 촛불시민이 새롭게 만들어 준 도청 앞마당에서 다시 농성을 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함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