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를 둘러싸고 세풍산단 입주논란을 겪고 중국밍타이그룹 한국법인 광양알루미늄(주)의 공장설립에 파란불이 켜질까.
대기배출 환경물질 분석하자, 배출량이 기준치를 크게 밑돈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치반대에 나섰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자료검토 후 조만간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아래 광양경제청)은 지난 17일 광양경제청 상황실에서 광양알루미늄(주) 세풍산단 투자관련 전체설명회를 갖고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환경관련 분석결과 보고에 이어 주민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전체설명회에는 광양시의회 김성희 의장을 비롯한 광양읍권역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고 김길용 전남도의원, 세풍발전협의회, 세풍연합청년회, 세풍이장단, 비상대책위원회, 환경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국내 7개 용해로(용융로) 및 반사로 설치 알루미늄 공장을 10회씩 측정한 대기오염물질(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측정농도 및 오염배출량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유사업종 7개 시설의 대기오염도 측정결과(환경부 대기배출원관리시스템 자료) 배출허용기준치와 비교해 먼지 평균 4mg(기준 10~40)으로 나타났고 최대치는 14.3mg였다. 최대치를 배출허용기준과 대비할 경우 40% 수준이다.
황산화물은 평균 2.8mg(기준 400)으로 나타났고 질소산화물은 12mg(기준 200), 납화합물은 0.004mg(기준 2), 크롬화합물 0.008mg(기준 0.5), 니켈화합물 0.007mg(기준 2), 구리화합물 0.003mg(기준 5), 아연화합물 0.221mg(기준 5), 카드뮴화합물 0.001mg(기준 0.5), 염화수소 0.22ppm(기준 6), 불소화합물 0.34ppm(기준 3), 황화수소 0.53ppm(기준 10), 브롬화합물 0.02ppm(기준 3), 페놀화합물 0.35(기준 5), 폼알데하이드 0.13ppm(기준 10), 시안화수소 0.17ppm(기준 5), 벤젠 0.05ppm(기준 10)을 기록했다. 별도 배출허용기준이 없는 클로로폼 0.02ppm, 아세트알데이드 0.05ppm으로 조사됐다.
먼지와 불소화합물을 제외하면 배출허용기준에 10% 미만의 소량이 배출되는 게 확인된 셈이다. 총배출량 33.01톤/년 중 질소산화물이 60%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익산 전남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 기술사는 "유사업종 7개시설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도 측정결과 배출허용기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이나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이 전체 배출량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최적의 방지시설을 적용해 먼지와 질소산화물을 저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판단되나 여러 경험에 따르면 이 정도 배출량이면 가동 후 주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오염자료에 대해 김도용 목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알루미늄 용해로 가동시 배출이 우려되는 대기오염물질은 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이라며 "그러나 연료가 천연가스이고 폐금속캔 등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으며 유사 사업장의 배출량을이 배출허용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기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먼지와 질소산화물 등에 의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방지설비에 대한 사항을 점검하고 TMS 상시 관측 및 확산지역 예측 모델링 등이 수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익현 한려대 교수는 "제련사업장과 비교할 경우 (천연가스로 가동되는 용해로는)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광양알루미늄 역시)연구원의 내놓은 알루미늄 제조업체들의 배출농도 측정결과의 평균값이 낮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 역시 "장래 광양알루미늄에서 배출되는 먼지 및 가스상 물질 등 주요대기오염물질이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객관적 예측과 환경평가 등을 통해 상호간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성훈 순천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알루미늄 및 그 화합물은 유해성대기감시물질로 지정돼 있으나 아직까지 배출허용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은 실정인데 금속미세입자는 일반 미세먼지보다 훨씬 독성이 클 가능성이 있다"며 "반드시 최적방지기술을 사용해 최대의 집진효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또 "단일 굴뚝의 배출량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이미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그 농도와 노출량의 증가가 주민의 건강에 위협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최적의 방지설비 등의 약속 지키기 위한 감시 및 제재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교수들은 또 "광양알루미늄 운영 전 광양경제청, 사업장, 인근 주민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직 운영해 주민과 협조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사업장 내 주요 환경문제를 협의하거나 공동 영향조사 수행 및 모니터링 참여 등을 통해 지속적인 상호 신뢰관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평가의견에 대해 정치권 역시 광양알루미늄의 세풍산단 입주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성희 의장은 "이런 기업은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데 (찬반 갈등을 겪고 있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예산을 낭비하면서까지 시간을 끌어야 하나. 어차피 이 사업을 유치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오늘 가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노신 의원 역시 "중국밍타이그룹은 가장 유망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의회도 (부지매입비 50억 원 사용을) 동의해 줬다"며 "광양알루미늄 등 기업을 유치하지 않는다면 세풍산단을 조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이제 냉정하게 가부의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밝혔다.
문양오 의원 역시 "광양알루미늄은 세풍산단의 첫걸음에 해당한다"고 밝혔고 박말례 의원도 "이 정도 대기오염배출량이면 광양알루미늄 유치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호중 광양알루미늄(주) 대표는 "중국밍타이는 22년간 알루미늄공장을 가동하면서 환경시설에 매우 신경을 쓴 기업이다. 중국 내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광양알루미늄이 입주하면 한국의 신기술을 접목해 중국보다 더 좋은 환경설비를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신우수 용해로 유치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제청이 (말바꾸기로)불신을 키웠다. 단계별 개발에 따른 주민들의 불신이 상당하다"고 광양경제청을 비판하면서도 "(광양알루미늄 입주 찬반에 대한 비대위) 내부의 입장정리가 되지 않았다.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며 "다시 한번 설명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