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평화운동가들이 광복절을 맞아 한국을 방문해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찾았다. 평화의소녀상을 마주하는 일정도 계획돼 있다.
일본 '오카 마사하루 기념관(나가사키평화자료관)'의 신까이 토모히로 부이사장(단장), 사키야마 노보루(사무국장), 키무라 히데토 회원 등 12명은 12일부터 16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키무라 히데토 회원 일행은 15일 오후 창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찾았다. 일행 속에는 대학생 3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시작으로, 천안독립기념관과 광주 5·18민주묘지를 다녀왔다.
15일은 합천 원폭기념관에 이어 의령에 갔다가, 창원을 찾았다. 이들이 의령을 방문한 이유는 서정우(徐正雨, 1928-2001) 선생 때문이다.
의령 출신인 서정우 선생은 나이 14살에 군함도(하시마, 端島)에서 강제징용을 당했고, 이후 '미쓰비씨'에서 일했다. 서정우 선생이 1983년 7월 군함도의 강제징용 사실을 증언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오카 마사하루 기념관'은 군함도 피해자 서정우 선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당시 군함도에 살았던 조선인의 참혹한 삶을 재구성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기념관은 일본의 가해 역사를 사실에 근거해 호소하고자 시민들이 건립한 박물관이다.
키무라 히데토 회원 일행이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찾자, 창원지역 단체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경남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김영만·정진용·류조환)가 일본 평화운동가를 맞이한 것이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와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송영기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이 함께 했다. 류조환 본부장은 이들을 환영한다는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일본 방문단을 대표해 키무라 히데토 회원은 "오카 마사하루 기념관은 일본에서 전쟁과 식민지의 가해 사실을 전시하고,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자료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정우 선생은 군함도 증언을 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정우 선생은 나가사키 원폭 투하 피해를 입기도 했다"며 "해방 이후 조선인들은 일본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며 "일본은 그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일본 평화운동가들의 방문은 광복절을 맞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일제강제동원경남노동자상건립추진위는 "일본 평화운동가들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일제 식민지 강제동원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동자상에서 추모의 예를 올리며, 일본 정부의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 참회, 평화헌법 수호, 국제연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과 함께 해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16일 김해 봉하마을에 이어 부산 일제강제동원역사관과 총영사관 앞 평화의소녀상을 찾은 뒤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