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식사 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는가? 그럼 당신은 이미 132리터의 물을 이 커피 한 잔을 위해 사용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더한 것도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먹은 아보카도 1개로 320리터, 당 보충을 위해 먹은 초콜렛바 1개(40g)에 960리터의 물을 소비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회식으로 쇠고기를 거하게 구워먹었는가? 만약 당신이 쇠고기 한 근 600g을 오랜만에 포식했다면, 그 순간 8,550리터의 물이 사라졌다. 왜 이렇게 높은 물이 들어간거냐고? 그것은 바로 이 음식들에 포함된 물 뿐이 아니라 음식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보이지 않는 물들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한 단어로 이를 '물발자국'이라고 부른다. 물론 물발자국은 청색, 녹색, 회색 등 물의 종류를 구분하고 있지만 우리가 실제 사용하는 물은 강과 하천, 지하수와 같은 청색 물발자국이다. 우리가 직접 마시는 물 외에 식량 등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물은 물론 국가별 물의 이동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 중 하나로 현재 전세계 57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OECD가 발간한 2012년 보고서는 한국이 2050년에 OCED국가 중 물스트레스 지수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하여 해수면의 상승, 가뭄과 홍수의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담수 오염을 불러 일으켜 사용 가능한 담수이 줄어들게 만들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이 1989∼2016년까지 관측한 해수면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즉 우리나라의 담수 사용량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현재의 문제는 수입을 통해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기후변화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더 심각해지면 물 부족 문제는 우리의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식습관 변화에 따라 쇠고기, 커피, 초콜렛, 아보카도 소비 증가 등 식습관의 변화에 따라 물 사용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물 수입량은 물발자국 기준으로 보면 78%에 육박하고 있어 물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물발자국인증제도'를 도입하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산과정에서 물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국내 생산제품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할 수 있지만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환경잡지 <바질> 발행인 김승현 대표에 따르면 개인이 소비에 대한 패턴을 바꿔 시장이 물발자국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위해 ▲ 채식 위주의 식사로 변화 ▲국내 생산품의 이용 ▲ 아껴쓰고 재사용하기 ▲ 물발자국이 큰 제품 멀리하기 ▲ 미니멀리즘 추구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