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전날(4일) 참배한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를 두고 "대결의 시대가 남긴 고통"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5일 오전 미얀마에서 라오스로 향하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에 헌화하며 북한의 폭탄테러로 희생된 우리 외교 사절단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되새겼다"라며 "우리가 온전히 극복해야 할, 대결의 시대가 남긴 고통이 아닐 수 없다"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아웅산 묘역에는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아픔이 남겨져 있다"라고도 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미얀마(당시 '버마') 옛 수도 양곤의 아웅 산 국립묘지에 세워진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를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방문한 뒤 헌화했다(관련기사 :
문 대통령 부부, 아웅산 테러 순국사절 추모비 최초 참배).
문 대통령은 이날 추모비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희생자 이름이 적힌 벽과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라고 적힌 벽 사이로 난 틈으로 당시 폭탄테러가 일어난 현장을 유심히 살펴봤다. 현장에서는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는 지난 1983년 10월 9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북한 공작원의 폭탄테러로 숨진 서석준 부총리 등 대통령 순방 외교사절과 기자 17명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4년 6월 6일 현충일에 세워졌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미얀마 한인회에서 세운 '윈 똣쪼 장학회'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이주노동자 윈 똣쪼 씨는 작업 도중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었지만 네 명의 우리 국민에게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나눠주었다"라며 "유가족들은 정부가 지급한 장례비를 한국 고아원에 기부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한인회는 그 뜻이 너무 고마워 '윈 똣쪼 장학회'를 세워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주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2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더 확대할 것이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미얀마는 한국전쟁 때 쌀을 보내 우리에게 폐허를 딛고 일어날 힘을 주었다"라며 "미얀마와의 협력은 서로의 성장을 돕는 길이면서 동시에 미덕을 나누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곤 인근에 건설될 경제협력산업단지는 빠르게 성장 중인 미얀마 경제에 가속을 붙이고 우리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라며 "한국의 경험과 미얀마의 가능성이 만났다, 우리는 닮은 만큼 서로 신뢰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