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찬수 병무청장은 4일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씨와 관련, "현재 국민 정서는 '입국하지 말아야 된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공정하지 못한 병역의 대표적 사례가 유승준씨가 아닐까 하는데 동의하느냐"는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박 의원이 "얼마 전 대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기에는 국민 대다수 정서는 한국에 와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기 청장은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앞으로의 전망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아마도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기 청장은 유씨에 대한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행정절차 위반이라고 판단한 지난 7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완전히 판결이 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파기환송심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면 입국을 금지할 방도가 있는가'라는 이어진 질문에 기 청장은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병역기피를 위해 국적을 변경한 사람에 대해선 출입을 허가하지 않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병무청 관계자는 "국민들의 공분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 국회에 병역미이행자는 40세까지 F-5 비자(영주가 가능 비자) 발급을 제한했던 것을 45세로 올리는 내용,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변경했던 사람은 영구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의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통과 된다면 이중국적제도를 악용한 병역면탈 방지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2002년 1월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이 면제됐다. 이후 법무부는 2002년 2월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 3·4호, 8호에 따라 유씨 입국금지를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유씨는 2015년 9월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주LA총영사관이 승소했지만, 지난 7월 대법원은 "'주LA총영사는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에 구속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날 기 청장은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예술인 등에 대해 유연한 예술·체육요원 요건 적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한국당 백승주 의원의 질의에는 "시대적 상황 변화와 병역 이행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예술·체육요원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