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의 시간'을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다른 당 대표들과의 국회의장 주재 회동인 초월회 불참을 예고하며 '정쟁 피하기'를 이유로 내세웠다.
이해찬 대표는 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시작과 마무리께 '태풍 피해 복구'를 언급하며 거듭 '민생 집중'에 무게를 뒀다. 이 대표는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태풍 피해와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복구는 물론 재난 예방과 피해지역 기반시설의 항구적 복구를 위해 예산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의 입법화를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개혁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당정 회의를 열어 법무부가 즉시 개혁에 착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초동 촛불 시위의 검찰 개혁 요구를 입법으로 이어받겠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국회의 역할'을 내세웠다. 반성적 의미도 내포됐다. 남인순 의원(재선, 서울 송파병)은 "의회민주주의가 동물국회, 식물국회로 제 기능을 못해 국민이 나선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쟁만 부각되고 집회에서 요구된 검찰 개혁도 광화문과 대비해 진영으로 갈려서 싸운다고 하니까 (이 대표가) 입법 관련한 메시지를 부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초월회 불참한 이해찬, 왜?
입법의 초점은 검찰을 향해 있었다. 같은 날 열리는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를 특히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국정감사 시작부터 지금까지 만사 조국 타령으로 무리한 증인 요구와 막말이 일상이었다. 이제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오늘 서울 중앙지검 국감에선 피의사실 유포와 검찰권 남용 방지를 위한 개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 또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축소와 피의사실 유포 제한, 검찰 옴부즈만 제도 도입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도록 하겠다.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검찰수사권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사법개혁안 역시 조속히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의원은 구체적인 입법 사항을 열거했다. 박 의원은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선 단순히 법무부 내부준칙만으로는 안 되고 입법을 통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법 개정으로 이룰 수 있는 검찰 개혁 과제들이 있고, 그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내용을 정리해 법무부에 전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당 대표 정례 모임인 초월회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민생을 위해 도모하는 장이 아닌 정쟁을 위한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태풍 피해와 아프리카 돼지 열병,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고려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초월회가 예정된 시각 검찰 개혁안과 태풍 피해 복구 등 정기 국회 현안을 정책위의장으로부터 보고 받는 형식으로 오찬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