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 일방적이고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제규범은 물론이고,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이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지난 15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인 남북전이 평양에서 무중계·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라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질타했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북한에 유감을 표시해야 하지 않냐"라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몰아세웠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부산 서구동구)도 이틀 전에 치러진 '평양 남북전'을 언급했다. 유 의원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고 외신에도 보도가 되고 있다. 깜깜이, 관객이 아무도 없는 무관중 축구가 있을 수 있는 일이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처럼 마련된 남북축구도 북한에서 무관중으로 대하고 그에 대한 중계도 안 하는 마당에 대통령은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주최한다고 말한다"라며 "이게 가능한 일이냐? (대통령이) 국민에게 되지도 않는, 이루어지지도 않을 말을 한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김연철 장관은 "축구와 관련해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유 의원은 남한을 무시하는 듯한 북한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 9월 17일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공식 확인되고 (북한에) 협력해 달라고 요구했는데도 북한이 답을 안 하고 있다"라며 "9·19 평양공동선언에 남북이 '방역 및 보건의료분야' 협력을 강화한다고 하지 않았냐. 북한은 왜 협력을 안 하냐"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이 없어 한 마리만 감염돼도 심각해진다. 9·19 평양 공동선언이 휴짓조각이 된 상황 아니냐"라고 김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 역시 "북한 레바논전은 하루 뒤에 중계 방영했고 응원단도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은 김 장관의 '유감표명'에 만족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북한을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 대단히 실망했다는 정도는 장관이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다시 답변하라"라고 김 장관을 질타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북한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라고 답했다.
"북미, 싱가포르 합의 기준으로 협상 풀어나가"
한편, 지난 5일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난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을 두고 김 장관은 "북한이 연내 협상 시한을 강조하고 미국도 실무협상에 대한 의지가 높다. (북미 간) 차이를 좁히려는 후속 노력이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날 이인영 민주당 의원(서울 구로구갑)이 '북미 실무협상을 결렬로 보는지, 전략적 유예로 보는지'를 묻자 김 장관은 "미국과 북한의 평가가 약간 다르다. 미국은 계속 대화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고 북한은 계산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바꾸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미 모두 논의의 기준에 대해선 싱가포르 4가지 합의 중심으로 풀어나간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라며 "다만 싱가포르 합의 1~3항(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의 교환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 부분은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계속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