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경 부부와 문재인 대통령 딸과의 관련성 그리고 이로 인해 버닝썬 사건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대상이었을 때 윤 총경이 구속되지 않고 그냥 넘어간 점, 시중에 이에 대한 많은 의혹이 연달아 피어오르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원내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아래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뜻을 적극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라간 사법개혁안 중 공수처 신설 관련 법안을 검경 수사권 조정안 보다 먼저 처리할 뜻을 밝히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대신,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자신들의 사법개혁안이 '진짜' 검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21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수처 반대에 입을 모았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버닝썬' 사건과 연루된 '윤 총경'의 이름을 꺼내들었다. 현재 구속 수감되어 있는 윤 총경은 가수 승리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인물. 나 원내대표는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일한 바 있는 윤 총경과 현 정권과의 유착 관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윤 총경은 대통령 딸 담당, 아내가 딸 도와준 것 아닌가"
나 원내대표가 '윤 총경'의 이름을 꺼낸 것은 검찰개혁에 대한 모두발언이 끝난 직후였다. 그는 "윤 총경 아내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라며 "그 아내의 특혜 해외 파견 의혹이 나와 있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윤 총경 아내, 해경만 가던 해외공관에 경찰 최초 파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 해양경찰 출신이 파견됐던 주 말레이시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 자리에 육경 출신 최초로 갔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윤 총경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력을 거론하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
또한 해당 신문은 한걸음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씨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해당 기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인접 국가로 이주한 문 대통령 딸 가족을 김 경정이 관리해왔다면 해외 주재관 본연의 임무를 벗어난 것"이라며 "파견 과정에서 윤 총경이나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현지에서 실제 어떤 업무를 담당했는지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또한 이런 의혹에 말을 보탰다. 그는 "공교롭게 이 말레이시아는 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딸 부부가 이주한 곳으로 지목된 태국과 윤 총경 아내가 근무하는 말레이시아가 바로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했고, 담당 업무는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것 특히 대통령 딸과 관련된 업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굉장히 의혹과 상상이 생기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경은 대통령 딸 담당이고, 윤 총경 아내는 해외로 이주한 대통령 딸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라는 의혹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에서는 계속 이상한 우연들이 발생한다"라며 "청와대가 이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내놓을 때"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비대화·공룡화를 막는 경찰개혁도 추진"
한편,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라며 "제2의 패스트트랙 폭거 날치기 강행의 컴컴한 속내를 드러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선 협상'이라는 말로 교묘하게 바꿔치기 하긴 했지만, 만천하에 드러낸 속내를 주워담기에는 늦었다"라며 "여당은 애당초 검경 수사권도 선거제 개정도 전부 안중에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A부터 Z까지 공수처만을 원했던 것"이라며 "있는 죄 덮어버리고 없는 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있는 죄 덮기 위한 은폐처, 없는 죄 만들기 위한 공포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조국 수사, 공수처 만들면 제일 먼저 가로 챌 것"이라며 "제2·제3의 조국 게이트·문재인 정권 게이트를 모두 덮으려는 시도"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검찰개혁은 국민을 속이기 위한 포장지에 불과했다"라며 "우리 자유민주주의에 매우 치명적인 독이 될 것" "검찰개혁은 물 건너가고 검찰장악만 현실화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선거법으로 다른 야당까지 속이면서 결국 장기 집권용 한국판 감찰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감찰법'을 제정하며 반부패기구인 국가감찰위원회를 만들었다. 1년 간 62만 명을 처벌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등을 중심으로 이 감찰위원회가 한국 공수처의 미래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공수처 밀어붙이기에 흔들리지 않고 진짜 검찰개혁에 매진하겠다"라며 "정권이 검찰 장악 시도를 도를 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중립성·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안을 추가적으로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소불위 검찰의 권한을 견제하고 동시에 경찰의 비대화·공룡화를 막는 경찰개혁도 아울러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