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한국 정부가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을 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2차 회의가 현지시각 23일 오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시작됐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한국 시각 오전 5시)부터 협상을 개시했다.
지난 9월 24~25일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린 2차 회의에서 한미는 분담금 액수를 놓고 본격적인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회의는 한국 측 협상대표로 새로 임명된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이끄는 첫 회의이기도 하다. 이전 SMA 협상에서는 주로 외교부와 국방부 출신 인사가 한국 대표단을 이끌었지만, 정 대사는 경제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SMA 협상을 책임지게 됐다.
미국 측은 1차 회의 때와 같이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나선다.
미국 측은 올해 분담금(1조389억 원)의 5배 수준인 50억 달러(약 6조 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내민 청구서에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 ▲주한미군 인건비 ▲한·미 연합훈련 연습 등 기존의 방위비분담금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과 연합 훈련·연습 비용 등이 포함된 '준비태세'와 '주한미군 군속 및 가족 지원' 등 기존에 없던 항목들을 추가했고 새롭게 추가된 항목들이 30억 달러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측의 요구에 대해 한국 협상단은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에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미국의 증액 압박을 방어하기 위한 총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측은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은 방위비 분담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MA 틀 내에서, 즉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한 분담이란 취지에 맞게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이번 방위비 협상이 매우 어려운 협상임엔 틀림없지만 우리 원칙을 견지하며 협상에 임할 것"이라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 고용원 인건비, 병영·숙소·훈련장 등 군사건설비, 탄약저장·정비·수송·장비물자 등 군수지원비 등으로 쓰인다.
한미는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 액수를 2018년(9602억 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 원으로 하는 제10차 SMA를 체결했으며, 이는 올해 12월 31일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