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 깝깝합니다."
3선 국회의원·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요즘 정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한 답변이다. 그는 "(20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에 공감하느냐"라는 질문에도 "공감한다"라고 답했다.
주된 쟁점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충돌' 사태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유 사무총장을 상대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당시 바른미래당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요청을 허가한 것은 불법 아니냐"라고 따졌다.
강 의원이 유 사무총장에게 '요즘 정치'에 대한 평가를 요구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특히 그는 "그날 사보임 변칙에 국회의장이나 유 사무총장이 중립적이고 제대로 했으면 오늘날 이런 정치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책임 의식을 느끼셔야 한다, 3선 (국회의원) 이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사무총장은 강 의원의 질타에 가타부타 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사보임 논란 당사자인 오신환 의원의 질타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신환 의원은 이날 "저는 지난 4월 24일 국회사무처와 국회의장에게 미리 공문으로 (사보임 반대) 의사 표시까지 했다, 전에는 이의를 제기한 사례가 없었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제가 지금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됐는데 종이 한 장 내보내서 자당 의원들 상임위 옮기고 그래도 되느냐"라며 "총장님도 국회의원을 3번이나 하셨잖나, (의원들이 헌법기관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사무총장은 이들의 '불법 사보임' 주장에 동의한 건 아니었다. 그는 다른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역대 의장들도 지금까지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요구한 사보임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전부 해왔다"라며 "20대 국회에서도 각 교섭단체 사보임 요구를 모두 합치면 600건인데 (본인) 동의를 받아본 적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해놨으니까 (만약) 헌재가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지금까지 역대 의장들이 해왔던 사보임이 적법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라면서 "그렇다면 사무처도 (기존의) 해석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