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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스민 전 새누리당 의원(19대 국회)의 정의당 입당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정의당 안팎의 관심은 '왜?'라는 키워드에 집중됐다. 영입은 심상정 대표의 설득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선 환영 분위기가 주를 이룬 동시에,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 출신이라는 '직전 당적'을 두고 일부 이견이 일기도 했다.

"이자스민에게만 다른 잣대 들이댈 필요 없다"
  
2012년 7월 18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가정폭력으로 살해당한 이주여성 추모집회'에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가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12년 7월 18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가정폭력으로 살해당한 이주여성 추모집회"에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가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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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에선 이 전 의원의 과거 당적은 영입 배제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식의 논리는 정의당을 확장하지 말자는 논리"라면서 "(당시 새누리당이) 누구도 하지 못한 공천을 한 것이고,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다른 당이) 부끄러워해야지 그 분이 새누리당 출신인 것을 탓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당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금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떤 분들은 애초에 한국당을 선택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매우 부당하다"라면서 "당시 이자스민을 받아준 정당은 새누리당 뿐이었다.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자성도 덧붙였다. 금 의원은 이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 민주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소수자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진보적 가치를 놓쳤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다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치조직인 정당으로서도 아쉬운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성론은 정의당이 이 전 의원을 영입한 배경에도 함께 녹아 있었다. 의정활동 내내 외국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혐오 공격과 가짜뉴스에 시달리며 입법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 전 의원을 19대 국회가 방치했다는 반성이었다.

박 의장은 "과거 워낙 공격을 많이 받아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라면서 "혐오와 차별로부터 이 전 의원 같은 다문화 구성원이 혼자 당하는 상황을 이젠 안 만들어야 한다. 당내 다문화 기구를 만들고 이 전 의원을 영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을 둘러싼 대표적 논란은 '위안부 기림비 설치 반대 주장'에 대한 공방이다. 이 전 의원은 관련 논란에 대해 지난 2015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법 내용이 국회 안에 기념비를 세우자는 것이었다. 기왕이면 사람들이 더 많이 볼 수 있게 광화문에 설치하자고 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여의도 근처에 공원을 조성하고 박물관을 만들자는 식으로 결론 났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해도 그 부분만 강조할 것이고 또 우려먹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혐오 방치한 19대 국회, 그 자성론의 결과"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이 전 의원의 영입을 건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 전 의원이 발의했던 이주민 관련 법안을) 다시 내볼까 생각했는데, 나도 그 약속을 못 지켰다"면서 "때마침 입당을 한다고 하니 당에서 또 힘을 합쳐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권영국 변호사(노동인권안정특위), 박창진 대한항공 노조 대항항공 직원연대 지부장(국민의노동조합특위), 김조광수 감독(차별금지법추진특위), 장혜영 감독 등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영입 인사들을 언급하며 "이자스민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면서 "진보 정당이 거대 정당으로부터 사람을 데려 온 것이 처음이라 화제가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전 의원의 '총선 역할'에 대해선 당 내부에서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총선 출마를 닫아둔 것은 아니지만, 거기까지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영입인사들이 노동과 소수자 인권 등 각 분야에서 특위를 맡아 활동하고 있는 만큼, 이 전 의원도 이주민 인권과 관련한 특위를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이 전 의원 본인이 (이주민 인권과 관련해) 대표성이 있고 그간 꾸준히 활동 해온 만큼,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에 반영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도록 실질적인 공간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 "이주민인권 특위를 준비 중인데, 입당 공식 발표 후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이자스민,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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