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일하다 여러 의혹을 제기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40) 경마기수의 유가족들이 거리에 나선다.
고 문중원 기수는 지난 11월 29일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숙사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고인은 마사회의 부정경마와 조교사 개업비리 의혹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고인의 빈소는 김해장유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유가족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산본부는 ▲ 죽음의 진상규명 ▲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 ▲마사회의 공식적 사과 ▲ 자녀 등 유가족 위로‧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가족의 위임을 받은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지난 1일 마사회측과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고인의 유족‧동료들과 함께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4일 오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경마공원 앞에서 문중원 기수의 사망 이후 첫 집회를 연다.
공공운수노조는 "갑질과 부조리가 만든 타살, 마사회는 경마기수 문중원을 살려내라"며 "고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연다.
공공운수노조는 "마사회-마주-조교사가 기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 부정경마조차 거부할 수 없는 다단계 부조리와 갑질이 불러온 타살"이라며 "지금까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다단계 부조리 갑질구조에 의해 희생되어 왔다. 연이은 죽음을 더 방치할 수 없다"고 했다.
양정찬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은 "협상에 진척이 없다. 그래서 장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싸울 수 밖에 없다"며 "4일 집회에는 유족들도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마사회는 부정경마나 부정 의혹이 없다는 입장이다. 마사회는 부산강서경찰서에 고 문중원 기수의 사망과 관련해 진정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내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고인이 유서에서 남긴 의혹 등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일 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윤준호 의원 "진사규명, 철저히 조사하겠다"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해운대을)은 마사회의 불공정한 조교사 채용시스템 등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문중원 기수의 사망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3일 밝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 의원은 이날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애도하고 농해수위 차원에서의 조사와 고인이 남긴 의혹들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윤 의원은 "마사회는 이번 문중원 기수의 사망과 관련된 비리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고인의 죽임이 헛되지 않도록 제도개선과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