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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축제한마당에서 환영 발언하는 남관표 대사 28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히비야(日比谷)공원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개회식에서 남관표 주일본한국대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일축제한마당에서 환영 발언하는 남관표 대사28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히비야(日比谷)공원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개회식에서 남관표 주일본한국대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쿄=외교부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최근 양국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4일 중국 청두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15개월 만에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이다.

양국은 ▲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시작으로 ▲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의 갈등을 겪고 있다. 과거사 문제가 경제 분야를 거쳐 외교·안보 분야까지 확대된 셈이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갈등 현안을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원상회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베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라고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한일 정부, 분위기 좋아졌지만, 여론은..."
 
 '19년 2월 17일 "일한국교단절선언대행진"을 하고 있는 일본 혐한단체(유튜브 채널 それぞれの主張 갈무리)
'19년 2월 17일 "일한국교단절선언대행진"을 하고 있는 일본 혐한단체(유튜브 채널 それぞれの主張 갈무리) ⓒ 최우현
남 대사는 한일 정부 간 대화에 '긍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의 국민정서는 '반한, 혐한'의 성격을 띠며 한국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18일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도쿄를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남 대사는 "얼마 전 경제산업성에서 한 대화도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남 대사가 언급한 회의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 가스미가세키 관청가의 경제산업성 본관에서 재개된 한일 무역당국 간의 국장급 정책대화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협의를 위한 국장급 정책대화는 2016년 6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중단됐다.

이날 3년 6개월 만에 재개된 정책대화에서 한일 통상당국은 일본이 지난 7월 강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주제로 10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경색됐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진지하게 많은 논의가 오갔다는 것이다.

한편 남 대사는 한일 정부의 분위기와 여론 정서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5월 부임한 이후 일본내에서 한국에 대한 반감, '반한 정서'를 직접 느끼고 있다는 것.

그는 "우리가 좀 더 신경 써서 봐야 할 문제가 있다. 일본국민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느냐다"라면서 "(일본국민들에게) 혐한, 반한과 같은 감정이 있다. 서점에 (반한 관련) 베스트셀러 코너가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남 대사는 일본 국민의 반한 정서가 대중매체를 통해 퍼지고, 정치권이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이 반한 감정이 있으니) 일본 미디어도 혐한, 반한 분위기를 다루는 데 집중한다. 악순환"이라면서 "국민들이 (혐한, 반한) 감정을 가지면 정치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의원이 일본을 방문하면, 일본 의원들이 잘 만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인들을 만나면 일본 지역구 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 그러니 일본 정치인들이 (한국 정치인은 안 만나면서) 한국을 향해 심한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일자리 많고, 한국은 일하고 싶은 청년 많아"

이 자리에서 남 대사는 일본 내의 '반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공공외교'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민간 차원의 공공 외교(public relations)를 확산해 일본 사회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그는 "일본인들의 반한 감정은 한일 관계를 정치로 풀어나가는 데에도 부담이 된다. 이를 풀어야 한다"라며 "내년 대사관의 우선 목표는 일본에 공공 외교를 확산하는 것이다. 일본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남 대사는 정치, 언론, 전문가 등 일본의 여론을 이끄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메시지를 전달할 생각이다. 그는 "일본 기자들도 한국에 많이 보내는 등 일본 내에서 발언력이 큰 여론 주도층을 공략할 것"이라며 "안보, 경제, 문화 등 전반적 분야에서 한일이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사는 또 한일이 과거사 문제로 지난 1년 반 동안 충분한 협력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으로 거론되는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배상 문제로 양국의 교역이 정체됐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양국이 협력하지 못해 교역규모가 계속 정체됐다"면서 "(하지만) 한일은 제일 교역파트너가 될 수 있다. 교역 여건이 좋다"라고 밝혔다.

남 대사는 '미래 산업분야'에서 한일이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기술이 뛰어난 게 많다. 그런데 일본 내의 규제가 심하다. 한국도 (미래산업에) 강점이 많다. 한일이 팀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금융이 강한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일본 금융이 삼성, 엘지 등 한국 기업에 투자하면 서로 좋다"라면서 "일본은 일자리가 많고 우리는 청년 일자리가 없으니 이런 점도 (협력하면) 좋지 않겠냐"라고 강조했다.

#한일 정상#반한 감정#아베 총리#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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