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을 통제할 수 있다는 글자 단 하나라도 (법안에) 나온다면 한 글자 당 100만 원씩 드리겠다. 눈물로 호소하니 법안 한 번 읽어보시고 보도해주셨음 좋겠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법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면서 한 말이다. 지난 27일 밤부터 시작된 공수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이날 자정을 기해 종료됐다. 이제 30일 열리는 새 임시국회를 통한 표결 처리만 남은 셈이지만 공수처의 독립성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거세다. 무엇보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내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이 같은 논란을 근거로 공수처법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입장도 밝힌 상황.
박 최고위원의 호소는 이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는 ▲ 공수처는 대통령이 조정가능한 권력기관이 된다는 주장 ▲ 고위공직자 범죄 정보 통보 조항 신설로 검찰을 통제한다는 논란 ▲ 검사·수사관 자격요건 완화로 세월호 특별조사위 등의 활동가 합류 가능성을 열었다는 논란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주민 "마구잡이로 비판 쏟아내고 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
먼저, 박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공수처가 대통령이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권력기구가 될 것이라는 문제제기가 이뤄지는데, (공수처장 등에 대한) 임명절차만 놓고 봐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회에 설치되는 7명의 후보추천위원회에 2명이 야당 몫이며, 7명 중 6명이 찬성을 해야 후보가 될 수 있는 등 야당이 절대적 비토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자격요건 가운데도 대통령 비서실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그 경력을 마친 뒤 2년이 지나지 않으면 후보가 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러한 임명절차는 자유한국당 등도 찬성하는 상설특검법의 후보추천위 구성보다도 강화된 내용"이라며 "(이 밖에도) 청와대는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할 수 없게, 대통령과 연계를 차단하는 조항이 신설됐다"고도 강조했다.
"검찰이 고위공직자의 범죄사실을 인지하면 공수처에 즉시 통보하도록 한다"는 조항 신설에 따른 검찰 통제 논란에 대해선 "(공수처법) 원안이 가진 무제한적 이첩권을 제한하기 위해 도입됐다"면서 "원안은 어떤 이유에서든 이첩을 요구하고 받을 수 있는 권한을 보장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신설하지 않고) 원안 그대로 였더라도 검찰은 또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사·수사관 자격요건 완화 논란에 대해선 "그 어떤 특검이나 그 어떤 기구들보다 더 긴 자격요건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세월호 특조위 복무했던 조사위원들이 파견될 수 있다고 하는데, 각각 1년씩 활동한 세월호 특조위 1, 2기 모두 근무한 사람들도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아 5년의 자격요건을 채우지 못한다. 이건 상상력의 극단을 달리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마구잡이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고, 그것이 걸러지지 않고 마구잡이로 보도되고 있다"면서 "원안보다 수정안을 통해 공수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 내일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공수처법 이탈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4+1 협의체 내 이탈표 발생을 통한 공수처법 부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표 단속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표 단속을 한다는 것은 좋은 표현은 아닌 것 같다"면서 "발의 과정에서 156인의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가 돼 있다. 우회적으로 표현하지만 (최근 반대의사를 밝힌 쪽과) 크게 충돌하지는 않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난폭한 극우정치의 국회 습격에 대응해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국회법이 보장하는 절차를 밟아가면서 검찰개혁을 이루겠다"면서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을 표결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당을 겨냥해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법에 대해 선거법 이상으로 격렬한 행위를 한다면 그건 검찰과의 보이지 않는 정치적 거래를 한 것으로 국민에게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기 바란다"라며 "검찰개혁의 문제는 선거법과는 또 다른 차원인만큼 절제되고 정제된 행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