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를 비롯해서 당에서는 손 떼 주시라."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으로 임명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황교안 대표를 향해 "공천에서 손 떼라"라고 주문했다. 한국당이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첫 공식 회의를 갖는 자리였다.
이석연 위원은 이날 '후발제인(後發制人: 뒤늦게 나서 상대방을 제압하다)'이라는 한자성어를 언급하며,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게 공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 위원은 "국민이 감동하는, 제대로 된 공천을 해보려고 노력하겠다"라며 "국민을 감동시키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화학적 결합할 수 있는 공천"을 강조했다.
이어 "나는 사실 한국당 계파에 관심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라며 "원칙과 정도, 국민이 감동 받고 궁극적을 선택받는 데 온 힘을 기울여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세연 "물리적 해체 안 된다면 차선책으로..."
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세연 의원도 이날 임명장을 받았다. 김세연 의원은 "불과 67일 전, 수명을 다했기 때문에 해체되어야 한다고 했던 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 직무를 맡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평소 존경했던 김형오 의장"이 "4년 전, 한때 괜찮은 보수정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지금 현재의 모습으로 망가지는 원인을 제공했던 지난 20대 총선 공천과정을 지켜보며 조용히 탈당계를 제출"했던 일을 언급했다. 이어 "그 김형오 의장께서 백척간두 위기에 선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오직 나라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공천 현장에 뛰어들었다"라며 "여러 차례 저에게 말씀 주신 뜻을 거역하기 어려웠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물리적인 그리고 완전한 해체가 실현가능하지 않다면, 공천관리위원의 직무를 맡아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제가 불출마를 밝혔던 뜻을 구현하는 차선책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당 내부를 잘 알고, 불출마를 선언했기에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은 공관위원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직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오직 애국심과 양심, 이 두 가지만 갖고 직무에 임하겠다"라고도 강조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공정한 공천이 되도록 저희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떠한 자본과 외부의 압력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공정하게, 엄정하게 그리고 양심을 걸고 최선을 다해나가겠다"라며 "이 나라의 미래를 되찾고 미래의 희망을 주는 그런 국회의원이 배출되록 공천 작업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재철 "현장에서 져버리면 헛일... 이기는 공천 되어야"
한편, 이날 중간에 자리를 옮긴 황교안 대표는 "이기는 공천, 공정한 공천, 혁신적인 공천 그리고 경제와 민생 살리는 공천을 말씀드렸다"라며 "8명 위원 중 6명이 외부인사이고, 여성을 4명 모시게 된 것도 고무적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첫 관문을 잘 열었으니까 이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천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민을 위한 공천을 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황 대표는 앞서 2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역 국회의원 50%까지 교체" "20대에서 40대의 젊은 정치인들 30% 공천" 등을 밝힌 바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공천은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라며 "혁신도 좋고, 쇄신도 좋고, 통합도 좋지만, 현장에서 져버리면 말짱 헛일"이라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좋은 사람 제대로 잘 공정하게 뽑아주시기 바란다"라며 "이번 선거 필승의 기틀을 놓아주시는 게 공관위원들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