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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학교급식 자료사진.
 친환경 학교급식 자료사진.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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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부모가 우리나라의 학교급식은 이제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아이들의 건강 걱정을 적잖이 덜게 된 고마운 제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가 점점 심화 되면서 기본소득의 필요성마저 대두되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이때에 무상 학교급식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넓은 의미의 기본소득이라 여길 만큼 진보적인 제도이다.

정말 여러 가지 국가 정책, 특히 교육정책 중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제도가 학교급식이라 생각한다. 학부모로서는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서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균형 잡힌 영양소가 들어 있는 식사를 그것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학교급식 현장에서 청천벽력같은 이야기가 들린다. 2020년 3월 도입되는 신규급식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그 오류는 단체급식 식단구성에 가장 핵심적인 영양량이 맞지 않고 알레르기 정보 또한 정확하지 않으며 식품 폐기율도 제멋대로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의 영양교사들이 식단을 구성하면 영양량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게 나와서 법정 영양량에 맞는 식단을 구성할 수 없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피해야 하는 식품 정보를 알려주는 알레르기 표시 식품에 대한 정보도 오류 투성이라서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차라리 도시락을 싸가지고 자니는 것이 안전할 지경이라고 한다.

이렇게 불안하고 불완전한 시스템을 교육부는 예산을 들여 개발했으니 그냥 사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급식이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안정화 되었으니 이제는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학교 현장의 영양선생님들 만여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사천 오백여 명이 이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전문 영역이라 우리 학부모가 잘 알 수 없어서 현장의 영양선생님들만 외롭게 싸웠기 때문에 교육부가 꿈쩍을 하지 않은 것인가? 그렇다면 더욱 국민 모두가 분노할 일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일선 학교에서 현장을 지키며 학생 건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교육부는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부를 없애면 우리나라 교육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이번 나이스 신규급식 시스템이야말로 교육부의 강행 방침이 우리 학생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 여겨진다. 그러니 차라리 교육부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친환경 무상급식은 학부모에게 정말 중요한 교육정책의 하나였다. 이제 먹이는 학교급식을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먹거리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교육부는 엉터리 나이스 신규급식 시스템 강행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단을 구성하도록 학교 현장을 돕는 것이 교육부의 할 일이라 여긴다. 또한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온전한 교육급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새롭게 세우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 입니다.


태그:#학교급식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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