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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숙원인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의 노선 논란이 자칫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경남도 남부내륙고속철도추진단 관계자는 "남부내륙고속철도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국토교통부가 시‧군의 의견을 받는 과정에 있다"며 "노선 논란이 자칫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고 지역 갈등 사안이 될 수 있어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남부내륙고속철도를 정부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서부경남KTX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국토부가 올해 11월까지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2021년에 기본실시설계를 세워 2022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고속철도의 기존 노선은 김천~합천~진주~통영~거제다. 최근 창원시는 합천~함안(군북) 직선화를 해서 경전선과 연결하자는 노선 변경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창원시는 고속철도 이용객이 많은 창원과 연결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창원(창원중앙, 창원, 마산역)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면 밀양~대구를 거쳐야 한다.

경남도 남부내륙고속철도추진단 관계자는 "경남 전체 시군에서 국토부에 의견을 낼 수 있고, 창원시도 그런 차원에서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살기좋은거제포럼', 창원시청 앞 집회 열기도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 변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거제시민들은 창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선 변경 건의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살기좋은거제포럼'(상임대표 채종신)은 지난 3일 창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허성무 창원시장은 남부내륙철도 노선 변경 건의를 철회하고 거제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창원시장은 거제시민을 능멸하지 말고 남부내륙철도 (기본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라"며 "서부경남 주민들을 화나게 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살기좋은거제포럼'은 2월 3일 창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살기좋은거제포럼"은 2월 3일 창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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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의회는 4일 '남부내륙고속철도 관련 입장'을 통해 "노선변경 요구로 서부경남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진주시의회는 "창원시의 노선변경 발상은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의 근본 취지를 무시한 처사로 정부의 국정목표를 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주시의회는 "창원시는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이 1966년 김삼선 철도기공식 이후 50여년간 서부경남지역 주민들의 꿈이자 오랜 염원이 오늘날 서부경남KTX로 되돌아온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진주시의회는 "김천~진주~거제 노선에서 김천~함안군북으로 노선이 변경되면, 창원 등 동부 지역의 이용 편의성은 개선될지 모르지만 서부경남 지역민의 불편 가중과 서부경남의 침체를 가져와 국가균형발전은 물론, 경남의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부경남KTX 사업은 대통령 공약사업이자 김경수 도지사의 1호 공약사업으로, 사업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경유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국가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경남을 서부와 동부 지역으로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적극 나서 ... "지역 갈등 조장 말라"

지역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 1월 22일 시책브리핑 당시 "서부경남 도민이 55년을 염원해 왔던 사업이 지난해 초 결정됐는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당초 취지대로 가야 한다"며 "만일 이 사업이 노선의 미세한 변동이 아닌 중부 경남으로 갈라진다면 완전히 새로운 사업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진주갑)은 "남의 잔칫상에 재 뿌리지 말고 서부경남KTX에 중부 창원이 끼어들어 '누더기 KTX'로 전락시킬 참인가"라 했고, 김재경 의원(진주을)도 "지역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원안추진을 위해 국토부와 경남도의 적극적인 정책협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들도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헌규 예비후보(진주갑)는 기존 노선으로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자유한국당에 대해 "선거철 지역감정 부추기기 하지 말라"고 했다.

같은 당 한경호 예비후보(진주을)는 "김천~진주~거제 노선은 이미 정부 정책방향으로 확정된 사업이기에 지금 시점에 노선 변경은 의미가 없고 불필요한 논쟁만 가져올 뿐"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지금 시점에서는 확정된 노선 변경을 언급 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검토해서 사업을 조기에 착공하고 사업기간을 2년 정도 당기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진주‧통영‧거제상공회의소도 공동성명을 통해 "350만 경남도민이 하나 되어 얻은 과실을 창원시가 이제 와서 혼자 먹겠다고 한다.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국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결정에 창원시는 더 이상 재를 뿌리지 말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거제시장과 강석주 통영시장, 백두현 고성군수도 행정협의회를 통해 "서부경남KTX 건설사업은 원안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했다.

태그:#남부내륙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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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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